한경면의 면 소재지다. 원래 두모리의 한 지역이었는데 '솔개' 또는 '솔래'라고 부르다가 1909년 분리하여 신창리가 되었다. 제주의 다른 읍면 소재지들은 대부분 예로부터 대촌이었던 곳이 자연스럽게 그 읍면의 중심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신창리는 분동된 새로운 마을이 중심지가 되었다는데 특별함이 있다. 입지여건과 교통 등 다양하고 종합적인 판단에 의하여 한경면 행정의 중심지가 되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신창리 주민들의 공동체 역량이 수용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해변의 모습이 참으로 독특하다. 오묘한 방파제를 자연이 알아서 만들어 놓고 바다를 생업의 공간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해준 것 같다. 하늘이 내린 혜택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해안도로를 따라서 검은 암반지대와 그 사이로 들고 나는 바닷물의 변화를 차분하게 시간을 가지고 바라보면 이 조간대가 얼마나 아름다운 존재인지 알 수 있다. 바닷가를 좋아하는 탐방객들이 부쩍 많이 찾은 이유는 평온한 느낌을 주는 야릇한 매력과 힐링을 주는 경관 때문이라고 한다. 화산섬 제주의 해변 지형 중에 바다의 향기를 가장 풍성하게 들이마실 수 있는 곳이 여기이기도 하다. 이러한 해변환경은 제주에서 가장 풍부한 해초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마을이 되게 하였다. 해초가 풍부하다는 것은 어족자원과 어패류들이 살기 좋은 여건이기에 바다목장화 같은 규모 있는 사업들이 펼쳐질 수 있는 바탕이 된 것. 신창리 주민들의 가장 큰 강점이자 장점을 묻자 좌용신 이장은 한 단어로 '어울림'이라고 했다. 지난 세월 수많은 마을 사업들이 펼쳐진 것은 끊임없는 도전의 연속이었다. 하여, 다양한 의견과 일시적인 견해 충동은 있었을지라도 결국은 대대로 이어 내려온 마을공동체의 정(情)으로 조화라고 하는 어울림 상황을 도출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것이 신창리의 진정한 힘이며, 고갈되지 않는 발전의 동력이라는 것이다. 마을 운영이라고 하는 것은 일치된 견해가 만들어지기 힘든 경우가 허다하지만 서로를 존중하는 기본적인 마을 풍토 속에서는 양보를 통한 어울림 체계에 용해되는 아름다운 사회. 이보다 더 큰 자긍심이 어디 있으랴. 거창한 포부를 내색하지 않지만 그동안 뚜벅뚜벅 하나하나 만들어온 해변경관 활용 사업들을 묶어서 보면 궁극적으로 종합해양관광단지를 구축하는 일로 보인다. 부족한 것을 차츰차츰 시간을 가지고 만들어가는 모습이 급속함에서 오는 시행착오를 줄이는 지혜로 작용하고 있고. 사계절을 온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해변자원의 가능성을 향하여 가고 있는 느낌이다. 묵시적 공감대의 무서운 저력을 확인한다. 보유하고 있는 자연자원과 어울림사회라고 하는 인적자원이 만나서 거대한 대자본에 의한 난개발이 아니라 대대손손 이어 내려갈 그런 일자리를 개척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목표에 대하여 행정이 나서서 종합개발계획 같은 구체적인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학계와 전문가 집단들을 모아서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함에도 그러한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면과제 중심으로 흐르다보면 전체적인 형태 속에서 세부적인 것을 파악하여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신창리가 보유한 해변경관과 바다 속 자원들은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을 위한 콘텐츠라는 관점에서 보면 마을 주민들만의 것이 아니다. 그 부가가치를 실질적으로 얼마나 높이느냐에 따라서 제주경제에 끼치는 파급력 또한 지대한 일이기 때문에 행정적으로 일 개의 리(里) 차원이 아니라 제주도정의 관심사로 격상하여 인적 물적 지원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필자의 경우 신창리 해변은 겨울이 좋다. 그것도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 파도소리와 뒤엉켜 발생하는 바람소리를 들으러 간다. 이곳 해변에 억센 겨울바람소리가 바람의 섬 제주를 소리로 상징하는 느낌을 받아서 그렇다. 바람소리가 자원이 될 수 있는 색다른 방안들을 찾는다면 차원이 다른 메리트를 발생시키게 되지 않을까? 발상 전환을 매개로 '새롭게 창성'하는 신창리가 우보만리(牛步萬里)의 자세로 커가고 있다. <시각예술가> 성당종탑이 보이는 옛 빨래터 <수채화 79cm×35cm> 옛 시간과 지금의 공간이 풍경 속에서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저 성당종탑이 있어서 가능했을 것이다. 믿음을 그릴 수 없는 것은, 진정한 믿음은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것이라 하였기에 그러하다. 여기서 풍경화 한 점을 그리며 발견한 일상의 신성함에 깊이 감사드리려 한다. 마리여 등대의 여름날 <수채화 79cm×35cm> 마리여등대 자체가 가지는 조형적 비례 또한 놀라울 정도로 엄청 아름답다. 등대에 오르는 계단은 기단부의 한 부분을 열어서 받아들이는 모양새가 공간 짜임의 절묘한 조합을 의도한 듯 하고. 줄자를 가지고 실측이라도 한다면 분명 황금비가 숨어있을 것이다. 등대 주변의 초록 풀들은 단순하게 큰 암초가 아니라 흙이 존재할 수 있는 육지와 같은 곳임을 보여준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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