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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지구의 운명을 둘러싼 최후의 결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행성'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입력 : 2022. 06.03. 00:00:00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장편소설 '행성'(전 2권, 전미연 옮김)은 우리가 사는 행성 지구의 운명을 놓고 서로 다른 동물 종 사이에서 벌어지는 최후의 결전을 그린다. 전작들에 비해 디스토피아 성격이 강하다.

책은 독립적으로 읽어도 지장이 없지만 본래 앞서 발간된 '고양이'에서 출발한 이야기다. '고양이'에서 시작해 '문명'으로 이어진 모험이 '행성'에서 대단원을 맞는 것이다. 출판사는 "인간은 조연에 불과하고 주연은 모두 동물이 차지한 이 3부작에서 작가는 '이 세상은 인간의 것만이 아니다'라는 것을 끊임없이 강조한다"고 소개한다. 다만 '행성'에선 인간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인간 캐릭터들은 때로는 동물 캐릭터들과 비교돼 인간 사회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보여 주는 등 현재를 돌아보게 만든다.

저자는 '행성'에서 땅에 발을 딛지 않고 고층 빌딩에 숨어 사는 신인류를 등장시킨다. 전쟁과 테러, 감염병 때문에 인구가 8분의 1로 줄어들고 황폐해진 세계에서 쓰레기와 쥐들로 뒤덮인 도시. 주인공 고양이 바스테트는 쥐들이 없는 세상을 찾아 '마지막 희망'호를 타고 파리를 떠나 뉴욕으로, 신세계로 향한다.

하지만 뉴욕에서 바스테트 일행을 맞이한 건 쥐 군단의 공격이었고, 그곳엔 약 4만 명의 인간이 쥐를 피해 고층 빌딩에 숨어 살고 있었다.

옮긴이는 "작가는 주인공인 바스테트의 입을 빌려 우리에게 경고한다. '우리가 지금의 삶의 방식을 바꾸지 못하는 한, 쥐가 아니더라도 다른 동물이 분명히 우리를 공격해 올 것입니다'"라고 전한다. 열린책들. 각 1만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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