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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왕벚나무' 국명 다시 검토된다
지난 4월말 산림청 주최 '왕벚나무 간담회' 후속 대책
국립수목원, 국가수목유전자원목록심의회에 보고 예정
전수조사 등은 차후 검토 사항으로 남겨 … "의견 수렴"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입력 : 2022. 05.05. 15:28:22

제주 봉개동 왕벚나무 자생지. 한라일보 DB

제주에 자생하는 왕벚나무 기원과 이름을 두고 논란이 인 것과 관련해 국립수목원이 그 이름을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국립수목원 측은 지난 4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올해 안에 왕벚나무 국명에 대한 논의가 다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산림청 주최로 지난달 29일 제주에서 열린 '왕벚나무 간담회'의 후속 대책이다. 당시 간담회에는 국립수목원, 국립산림과학원, 제주특별자치도와 관련 학회 등이 참석했다.

국립수목원은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해 우선 '제주왕벚나무' 국명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첫 단계로 오는 6월 예정된 국가수목유전자원목록심의회에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그 필요성에 대한 심의회 위원들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현재 왕벚나무의 국명은 '제주왕벚나무'와 '왕벚나무'로 나뉜다. 국립수목원은 "유전체 비교 분석 결과 제주도 왕벚나무는 일본 도쿄와 미국 워싱턴에 심겨 있는 일본 왕벚나무와 뚜렷하게 구분되어 서로 다른 식물"이라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제주'라는 글자를 붙여 제주 자생 왕벚나무의 새로운 국명을 만들었다. 흔히 가로수로 심긴 재배 왕벚은 '왕벚나무'로 부르기로 했다. 자생 왕벚과 재배 왕벚을 구분하기 위해 별개의 국명을 둔 것이다. 하지만 '왕벚나무 기원을 어디로 볼 것인가'의 문제와 맞물려 그 적절성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국립수목원 관계자는 "심의회에 보고한다고 바로 국명 변경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관련 내용을 우선 설명하고 그 필요성에 대한 논의를 거쳐 하반기 심의에서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선 왕벚나무 기원을 명확히 하기 위한 제주 자생 왕벚나무 유전체 전수조사의 필요성 등도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수목원은 2018년 발표에서 재배 왕벚을 "일본 왕벚나무"라고 표현했지만 당시 연구는 그 기원을 밝히는 것과 거리가 먼데다 그 기원에 대해선 국내 전문가 간의 목소리가 크게 엇갈리는 탓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차후 논의 대상으로 남겨졌다.

국립수목원 관계자는 "제주에 자생하는 왕벚나무 235그루의 유전체를 분석하고 소메이요시노(일본 왕벚나무)의 여러가지 부계로 생각되는 시료를 확대해 실험하면 (왕벚나무 기원을 밝힐 수 있는) 좀 더 정확한 결과, 다양한 유전형 타입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었다"며 "이와 반대로 다양한 유전자가 나오는 것은 자생에 대한 근거 자료보다 (서로 다른 종 간의) 유전적 오염의 근거가 되지 않겠느냐는 염려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연합 학회의 심포지엄 등을 통해 좀 더 확대된 왕벚나무 관련 토론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더 많은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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