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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앎과 행동에 다리 놓는 인지조절의 뇌과학
바드르의 '생각은 어떻게 행동이 되는가'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2. 02.18. 00:00:00
미국 브라운대학교의 인지과학·언어학·심리학 교수인 뇌과학자 데이비드 바드르는 커피 한 잔 이야기를 꺼낸다. 커피를 내릴 때 우리는 커피 내리기라는 전체적인 과제 요구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설탕 찾기나 물병 채우기 같은 중간 목표들을 관리한다. 동시에 이 요구가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순간을 결정해야 한다. 이 결정이 부적절할 때 몸에 밴 습관으로 돌아가 커피를 따르기 전에 잔을 치우거나 집중력을 잃고 이메일을 확인할 수도 있다.

누군가가 커피를 내린 건 분명하지만 그 커피가 머그잔에 담기기까지 거치는 수많은 단계가 뇌에서 어떻게 성공적으로 조율되는지 우리는 아직 만족스럽게 설명하지 못한다. 평상시 우리의 정신 활동은 경이롭기 그지없는 일종의 목표 관리 활동이라는 것, 과학은 그 방식을 이제 겨우 풀어내기 시작했을 뿐이다.

데이비드 바드르의 '생각은 어떻게 행동이 되는가'는 뇌과학 분야의 하나인 인지조절 이론의 기원에서 최근의 논쟁까지 다루고 있다. 인지조절은 지식과 행동 사이에 다리를 놓는 것으로 이 기능이 흔들리면 일상에서 가장 간단한 일도 문제가 생긴다.

저자가 인지조절의 메커니즘을 공들여 파악하는 데는 중요한 동기가 있다. 인지 체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더 많이 알게 된다면 자신의 삶에 인지조절을 더 잘 적용해서 어려운 일들을 해내리란 바람 때문이다. 앎과 행동의 단절은 우리 사회가 기후 변화 앞에서 혼란과 좌절을 되풀이하고 무대책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는 "인지조절은 우리에게 항상 선택권이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인지조절 기능을 적절하게 발휘한다면 우리는 어떤 것이든 해낼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한영 옮김. 해나무. 1만9800원.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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