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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제주의 미래다] (2)땅 속으로 새는 물, 어떻게 할 것인가?
"제주 물 관리 정책, 통합관리시스템 구축 필요"
강다혜 기자 dhkang@ihalla.com
입력 : 2021. 11.16. 00:00:00

강성의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위원장, 안우진 제주도상하수도본부장, 김태윤 제주와미래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지하수 누수율 50% 넘어… 유수율 제고 위한 재정 확보 필요
관련 부서 업무 과중돼 조직·기구 신설, 정원 확대 등 절실


상수도로 공급하는 양질의 지하수가 땅속으로 새는 '누수율'이 무려 50%를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유수율 제고를 위한 재정 확보 뿐 아니라 통합 물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라일보와 (사)제주와미래연구원, KCTV제주방송, TBN제주교통방송은 공동 특별기획으로 '물은 제주의 미래다'라는 대주제 아래 두 번째 소주제로 '땅 속으로 새는 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다뤘다.

토론은 지난 10일 제주와미래연구원에서 김태윤 제주와미래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강성의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 안우진 제주도상하수도본부장이 참여했다.

이날 토론에선 상수도와 농업용수의 누수 원인과 해결방안이 쟁점으로 다뤄졌다.

▶김태윤(이하 사회자)=제주도는 상수원의 100%를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지하수 의존율이 절대적이다. 상수도를 공급하기 위한 지하수 취수 총량은 어느 정도인지?

▶안우진(이하 안)=제주도내 상수도 시설 현황을 살퍼보면, 17개 정수장, 164개의 배수지, 그 다음에 6000㎞가 넘는 상수도 관로로 구성된다. 하루에 뽑아 올리는 상수도 시설 용량은 53만4000t 시설 용량을 이용해 뽑고 있는데, 요즘은 45만t~46만t정도가 취수되고 있다. 이중 공급량의 97%를 지하수에서 뽑아올리고 있다.

▶사회자=가정으로 공급되는 수돗물 중 엄청난 양의 물이 땅 속으로 새고 있다던데, 전국과 비교했을 때 제주 상수도 누수율은 어느 정도 되는지.

▶강성의(이하 강)=환경부의 상수도 통계에 의하면 2019년 기준으로 전국 평균 유수율이 85.2%, 누수율은 14.8%다. 제주는 유수율이 47.1%, 누수율이 43%다. 전국 대비 유수율은 절반 정도, 누수율 수준은 4배 정도로 굉장히 높다.

▶사회자=상수도 생산량의 절반 이상이 아깝게 버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누수 원인이 낡은 상수도 관로라면, 역으로 관로에 있는 녹물이나 관로 밖 이물질도 유입될 수 있을 텐데, 수돗물 공급도 우려된다. 누수의 원인은 무엇이고 누수율이 높은 이유는.

▶안=제주도가 하루 생산하는 상수도 공급량 45만t 중 22만t 정도가 땅 속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유수율이 낮다는 부분에 대해 상하수도본부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누수율이 높은 원인을 분석해 보면, 우선 제주의 지형 특성상 표고 차이로 인해 취수원에서부터 압력을 가해서 물을 끌어올리는데, 압력 차로 인해 수압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 또 육지는 진흙 형태의 토질이지만, 제주도의 토지는 화산에 의한 현무암으로 지하로 쉽게 침수하는 요건이 있다. 지하에서는 상수도관에서 물이 새더라도 지표면 위로 솟구치지 못하고 밑으로 스며들어가기 때문에 누수 탐사에 어려움이 있다. 또 이 부분에 대한 관로 보수작업을 해야 하는데, 예산 지원, 일반 재정을 지원하는 데 한계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도내 상수관로가 6000㎞를 넘어서고 이중 20년 이상 지난 노후관로가 2000㎞가 넘는데 이에 대한 재정적인 뒷받침에 있어 한계에 부딪힌다.

또 제주도 누수율 기본 계획이 2011년부터 수립돼왔는데, 그 당시에도 유수율이 43~44%였다. 상수도 관로가 20~30년 전엔 관로 자체가 건강하니 누수율을 크게 신경쓰지 않았어서 상하수도와 누수율 관리가 체계적이지 못했다.

▶강=누적된 결과다. 가령 수도 사업이 총괄해야 하는 업무임에도 양 행정시 체계에서 시군체계로 돼 있을때보다 상하수도 통계 관리도 되지 않고, 유수율도 허위로 통계가 관리돼 오다 2013년이 돼서야 정확한 통계가 나왔다. 그 이전 제주도가 환경부에 보고했던 유수율은 70%가 넘었고 2013년 기준 43% 즉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그래서 환경부에서도 제주도가 추진하는 상수도 통계 관련 신뢰할 수 없다는 결과가 있었다. 또 지하수가 언제든지 뽑아서 쓸 수 있는 물이라는 인식에 관심을 덜 두지 않았나. 노후 상수관에 대한 교체 작업도 뒤늦게 시작했다.

▶사회자=농업용 공공 지하수 유수율이 38%에 불과하던데, 왜 누수율이 높은지.

▶강=상수는 일단 수질에 문제가 생기면 먹는 물이기 때문에 늘 신경을 쓰는데, 농사 짓는 물은 중간에 막히는 등의 사태가 없다면 괜찮다고 인식한다. 그래서 관로 관리가 잘 되지 않아 현재 유수율 38%정도로, 더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사회자=누수율을 낮추기 위한 제주도의 방안은.

▶안=상수도 누수율 통계 관리에 허점이 있었다. 상수관망 최적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이후 부실정비사업에 본격 들어갔는데, 2011년도에 기본계획을 수립했지만 거의 땜질식 처방이 이어지다가 2016년부터 K-워터 한국수자원공사와 본격 유수율 제고 사업에 들어갔다. 재정 한계에 부딪혀 유수율 복원에 어려움이 있다.

▶사회자=도의회 입장에서 제주도 정책이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지.

▶강=누수율 제고사업은 2016년에 본격 시작됐다. 상수도 유수율 제고 업무 관련 환경부 업무처리 규정은 2001년 만들어졌다. 유수율이 높아져야 환경부가 인센티브, 국비를 더 주는데 우리(제주도)는 2013년 통계 오류가 발견돼 환경부로부터 패널티를 받았다. 이후 겨우 2016년 돼서야 본격 사업 들어가고, 국비도 적은 액수만 들어간다. 유수율 사업은 아직까지도 환경부로부터 예산 지원을 20%가량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

▶사회자=최근 언론 보도를 보니 2016년부터 1400억원을 들여 유수율 제고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목표 대비 1/10 수준에 그치고 있다던데.

▶안=도 상하수도본부와 K-워터가 현재 업무를 이원화해서 추진하고 있는데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야 하고 또 예산지원에도 한계가 있다. 하지만 유수율 80% 목표 달성에는 변화가 없다. 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사회자=투자 계획과 재원 조달 방안은.

▶안=재원 확보가 관건이다. 정밀 조사를 해보니 노후 상수도 관로 관망 개선 시 약 1315㎞에 30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이 필요하다고 나타났다. 현재 환경부에 제주를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해 예산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해 둔 상태다. 상수도 기본 계획 상으로는 3조2000억원을 신청해뒀다.

▶강=유수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제주도의 지질적인 특성에도 원인이 있다. 이러한 논리 근거를 환경부에 적극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또 새로운 정수장 신설도 필요한 시기인 만큼, 선거에서 공약사항으로 넣을 수 있도록 제주도의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한 시기다.

▶사회자=국비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제주만의 논리가 있는지.

▶안=제주도 노후 상수도 관로가 너무 많다는 점, 정수장 수질 관리가 어렵다는 점, 신규 정수장 설치 등이 필요하다 등의 논리를 세워서 대응해 나갈 수 있다.

▶강=현재 상하수도 관련 국비 지원은 타 지자체들도 같은 문제에 봉착했기 때문에, 제주는 유수율을 높이는 것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그 이후에 관로 관리가 어렵다는 등의 부분을 강조해서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사회자=상수도와 농업용 관정의 누수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재정적 투자 못지않게 관리 조직이라든지 전문성도 뒷받침돼야 할텐데.

▶안=직원들 피로도가 많이 쌓여 있다. 유수율 제고 사업만 관리하는 누수방지과만 보더라도 직원이 7명으로 6급, 7급 8급, 9급 등인데, 실질적으로 예산이 확보되더라도 설계하고 용역하고 감독하고 감내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조직과 기구, 정원 확대 등이 필요하다.

▶강=제주도민이 상하수도본부 정책에 대해서 비판만 하기보다는, 도민 삶에 직접 영향을 주는 부분이기 때문에 어떻게 바꿔갈 것인지에 대해 관심을 가질 때다. 그런 의미에서 조직 정비가 필요한 때라고 본다. 상하수도본부가 독립적인 조직으로, 공기업으로 독립이 돼 있어도 2014년부터 지금까지 본부장이 아홉 번 바뀌었다는 것은 거의 10개월에 한 명씩 바뀌었다는 거다. 문제 해결을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다. 제주도정도 심각성을 파악해야 한다.

▶사회자=제주 물 관리가 굉장한 위기 상황임에도 제주도는 왜 물관리 정책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채택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도지사의 관심 부족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차기 도정에선 최우선 정책과제로서 탄력을 받고 추진할 수 있을지.

▶안=종합형 물관리, 즉 물관리 통합시스템이 구축이 필요하다고 본다.

▶사회자=의회에서도 물 관리 특별위원회 제주도를 둔다든지 의회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강=특별위원회 구성해서 통합 물관리를 지원하는 부분은 쉽지 않다. 도정이 챙기는 형태로 조직이 하나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정리=강다혜기자

<한라일보·제주와미래연구원·KCTV제주·TBN제주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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