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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 출시' 한국은 글로벌 OTT 전쟁터
12일 디즈니+ 상륙 예정.. 넷플릭스와 함께 3파전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입력 : 2021. 11.04. 10:13:11

애플tv+ 한국 출시.

애플TV+가 4일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기업들의 본격적인 국내 경쟁이 시작됐다.

 그동안 넷플릭스가 독점하다시피 했던 국내 OTT 시장은 애플TV+에 이어 오는 12일 디즈니+의 상륙으로 지각 변동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오징어 게임', '킹덤', 스위트 홈' 등 기존에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장르물을 내놓으며 OTT 시장을 개척해 온 넷플릭스는 구독자들이 경쟁 플랫폼으로 이탈하지는 않을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애플TV+는 오리지널 콘텐츠만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한 작품 내실화로, 디즈니+는 디즈니와 마블, 스타워즈 등 계열사의 방대한 작품을 동원한 '물량 공세' 작전으로 선두주자인 넷플릭스에 도전장을 내밀며 3파전을 벌일 전망이다.

 ◇ 애플TV+, 오리지널 콘텐츠만 제공…70개 라인업

 애플TV+가 다른 OTT와 가장 다른 점은 오리지널 콘텐츠만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넷플릭스와 디즈니+가 오리지널 콘텐츠와 함께 TV나 극장에 내놓은 작품들의 유통권을 확보해 서비스하는 것과는 다른 전략이다.

 현재 애플TV+는 70여 개의 오리지널 시리즈와 영화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처음공개되는 한국 콘텐츠인 '닥터 브레인'을 비롯해 앞으로도 새로운 작품이 매달 추가로 나온다.

 애플TV+가 오리지널 콘텐츠만 고집하는 것은 애플이라는 브랜드 가치에 걸맞게 콘텐츠의 품질 관리를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어떤 걸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어'라며 구독자의 선택권을 늘리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엄선한 작품만 제공해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애플TV+의 월 구독료가 6천500원으로 3개 OTT 가운데 가장 저렴하게 책정된 것도 상대적으로 콘텐츠 양이 적은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 월 구독료는9천500원, 디즈니+는 9천900원부터 시작한다.

 대신 애플TV+는 애플TV 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웨이브, 왓챠, 디즈니+ 등 다른 OTT와 연동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여러 개 플랫폼에 분산된 콘텐츠를 앱에서한 번에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앱에서는 CJ ENM, 롯데, 쇼박스 등 국내 스튜디오뿐만 아니라, 디즈니, 워너브러더스, 유니버설 등 미국 스튜디오가 제작한 수천 개 이상의 영화를 탐색하고 구매·대여할 수 있다.

 ◇ 디즈니+, '인어공주'부터 '어벤져스'까지…1만6천회차 콘텐츠

 디즈니+는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적인 미디어 기업인 디즈니를 기반으로 방대한 콘텐츠를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현재 디즈니+가 보유한 콘텐츠는 1만6천회차 이상의 분량에 달한다.

 디즈니+에서는 디즈니와 마블, 픽사,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디즈니 핵심 브랜드와 일반 엔터테인먼트 브랜드인 스타(Star)의 영화·TV 프로그램을 모두 즐길 수 있다.

 '인어공주', '라이온킹', '겨울왕국' 등 오랜 기간 사랑받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막강한 팬덤을 지닌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 '스타워즈' 시리즈 등이 포함된다.

 특히 디즈니와 픽사의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는 물론 어린 시절 봤던 작품들에 대한 향수를 가진 성인 고객층을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를 비롯해 기존의 OTT가 성인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에 집중했던 만큼,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디즈니+에 대한 수요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또 디즈니+는 한국 서비스 시작과 함께 마블 히어로·빌런들의 시리즈를 공개를예고하며 구독자 공략에 나섰다.

 '토르: 천둥의 신'을 시작으로 '어벤져스: 엔드게임'까지 총 6편의 마블 작품에출연한 마블의 인기 빌런 로키의 첫 시리즈 '로키'와 영웅인지 빌런인지 알 수 없는캐릭터 스칼렛 위치의 탄생기를 다룬 '완다비전'이 12일 공개된다.

 ◇ 넷플릭스, OTT 개척자 강점…"당분간 독점 구도 유지" 전망

 넷플릭스는 OTT 개척자의 강점을 내세워 애플TV+, 디즈니+ 출격에 맞선다.

 넷플릭스는 1999년 월정액 기반의 무제한으로 콘텐츠를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처음 시작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를 누리며 구독자를 늘렸다.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가입자는 2억1천만명이 넘는다.

 거액의 제작비를 들여 수많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펼치며 '오징어 게임'이라는 글로벌 메가 히트작을 터트리기도 했다.

 넷플릭스의 강점은 신생 콘텐츠 사업자로서 신선한 작품들을 내놓는다는 것이다.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킹덤', '스위트 홈' 등의 장르물은 TV에 방송되기에 폭력성, 선정성 측면에서 수위가 높고, 제작비도 많이 들어 창작이 어려웠지만, 넷플릭스의 투자로 세상에 빛을 보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꺼운 구독자층과 다양한 콘텐츠로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는 만큼 쉽게 1등 자리를 내주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지금 OTT는 넷플릭스가 독점하는 구조인데, 당분간 넷플릭스의 입지가 심각하게 흔들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아이들 콘텐츠가 풍성하지는 않기 때문에 가족 단위 소비자들은 디즈니+를 선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애플TV+ 역시 콘텐츠 경쟁력은 아직 미약하지만, 장기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쌓아가면서 구독층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며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플랫폼 자체를 워낙 잘 만들어온 회사여서 어떻게 시장을 공략할지 사람들의 관심이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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