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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예술 경계를 살며 제주시 원도심에서 보낸 3년
이상홍의 '그때 그냥 제주' 9월 1~10월 1일 동문시장 자키커피
제주를 오가며 보고 들은 이야기 담은 만년필 드로잉 등 20여 점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1. 09.01. 06:26:05

이상홍의 '그때 그냥 제주'

제주시 원도심은 그를 '경계'에 서있도록 만드는 공간이다. 2018년 예술공간 이아 레지던시 입주 작가로 짧은 제주살이를 경험했고 2019년부터는 칠성로에 거처를 마련해 수개월씩 머물다 가는 그는 원도심을 만나며 이주민도 아닌, 그렇다고 제주도민이나 관광객도 아닌 삶을 이어가고 있다. 섬과 뭍의 경계를 넘나드는 것만이 아니다. '이작가와 끼니'를 통해선 직접 밥을 지어 원도심의 여러 사람들과 함께 나눠 먹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것이 예술이냐, 아니냐를 묻는다면 그는 이 역시 누군가와 '작품'을 나누는 일이라고 말한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로' 기획사업인 칠성로 대동호텔 '호텔속 서가 2' 프로젝트의 리더 예술인으로 참여하고 있는 이상홍 작가다. 그가 3년여 제주시 원도심에서 "하릴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며" 보고 들은 이야기를 오브제와 만년필 드로잉으로 만들고 그려낸 작품들로 개인전을 펼친다. 이달 1일부터 10월 1일까지 한 달간 동문시장 내 자키커피 (제주시 오현길 82)에서 열리는 '그때 그냥 제주'전이다.

"시각예술가 이상홍의 드로잉쇼"로 소개된 이 전시는 원도심을 찾아 들어온 제주와 육지의 경계인이자 삶과 예술의 경계에서 관찰자이자 생존자로 존재하는 한 예술가의 눈에 비친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위트 있게 보여주는 자리다. 커피점에서 갖는 전시여서 지역민과 관광객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원도심의 상업공간을 문화공간으로 변화시키려는 의도도 담겼다.

전시 작품은 조립식 키트(프라모델)를 활용한 입체 드로잉 4점과 그가 즐겨 쓰는 브랜드의 만년필로 그린 드로잉 20여 점이다. 수많은 텍스트가 쌓이고 쌓이며 또 다른 시각예술로 확장하는 만년필 드로잉 등 제주 자연에 대한 느낌에서 생활하며 겪은 단절감까지 여러 감정들을 새겨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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