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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3)동거문이오름~한전길~구좌성산곳자왈~한전길~목장길~높은오름~금백조로
무더운 날, 오름·들판 거닐며 심신의 피로 풀다
이태윤 기자 lty9456@ihalla.com
입력 : 2021. 08.13. 00:00:00

동거문이오름 정상에서 내려다 본 주변의 풍광. 이상국기자

복합형 화산체 형성 등 특징
짚신나물 등 여름 식물 '눈길'

제주의 오름과 들판에서 불어오는 산뜻한 바람은 코로나19로 겪고 있는 일상의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 6일 진행된 한라일보의 '2021년 제3차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는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소재 백약이오름 맞은편 주차장에서 시작해 동거문이오름, 구좌·성산곶자왈, 광활한 목장, 높은오름을 지나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진행됐다. 이번 에코투어는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 최소한의 인원으로만 이뤄졌다.

이날 에코투어 일행은 오전 9시 백약이오름 맞은편 주차장에 집결해 간단히 몸을 풀고 안전수칙 등을 공유한 뒤 백약이오름 북측 목장길을 통해 동거문이오름으로 향했다. 이동중에는 다양한 여름 식물 등을 볼 수 있었는데 쥐손이풀과 짚신나물, 달맞이꽃 등이 만개해 눈길을 끌었다.

목장길을 따라 20여분 걸어 도착한 동거문이오름. 길잡이에 나선 박태석씨는 폭염 시 주의해야 할 사항 등 안전수칙을 안내하고 본격적인 투어에 나섰다.

박씨는 "여름 산행시에는 땀 배출이 매우 많고 목도 자주 마르기 때문에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면서 "시원한 물을 한번에 많이 마시면 탈수증세도 보일 수 있어 조금씩 조금씩 자주 수분을 섭취해 달라"고 당부했다.

높이 330m의 측화산인 동거문이오름은 다른 오름과는 아주 다른, 복잡한 형체로 이뤄져 있다. 피라미드형 봉우리와 돔형 봉우리가 있고, 깔때기 모양의 원형 분화구와 삼태기 모양의 말굽형 화구를 가진 복합형 화산체를 이루고 있다. 북서쪽 비탈 일부에 낙엽수가 자라고, 말굽형 화구 안에는 잡목이 자란다. 우뚝 솟아있는 봉우리들이 매끈하게 이뤄져 있어 그 모양이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사면이 둥그렇고 층층이 언덕으로 형성돼 사방으로 뻗어나간 모습이 거미와 비슷하다 해 '거미오름'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민간어원설이라 한다.

물레나물

누리장

큰뱀무

오름 정상부까지 15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비교적 짧은 등산 시간이지만 경사가 가팔라 다소 숨이 가빴다. 그러나 오름 정상에서 들이마시는 제주의 청정한 공기는 마음을 맑게 하고 심신의 피로를 덜어준다. 정상에서는 민오름, 문석이오름, 아부오름, 세미오름, 안돌오름, 밧돌오름 등 제주의 동쪽 오름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휴식도 잠시, 동거문이오름의 동측 능선을따라 다음 목적지인 구좌·성산 곶자왈로 향했다. 굽이굽이 꺾인 내리막길을 지나 풀숲을 헤치며 도착한 곶자왈에서는 후텁지근한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구좌·성산곶자왈은 그동안 동거문이, 다랑쉬, 용눈이, 백약이오름에서 흘러내린 용암이 만든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연구에서 동거문이, 둔지봉이 기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제주지역 곶자왈은 여름철이 되면 천연 에어컨 역할을 한다고 알려졌는데, 이러한 이유는 나무의 증산작용과 그늘효과, 반사열 저감효과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곶자왈 숲길을 나와 최종 목적지인 높은오름으로 향하던 도중에도 농로길 이곳저곳에서는 여름 식생물이 눈에 들어왔다. 통풍에 좋다는 개다래 열매에서 부터 만개한 큰뱀무, 누리장 등 다양한 식물이 있어 제주의 자연이 제공하는 천연 생태학습장이 따로 없었다.

충분한 휴식을 갖고 높은오름에 올랐다. 구좌읍에 있는 40여곳의 오름 중 가장 높다고 해 높은오름이라 불린다고 한다. 정상의 분화구(굼부리)는 원형의 화구로 봉우리 3개가 이어져 형성된 분화구의 둘레가 500m나 되는 구좌읍 일대의 오름중에서는 다랑쉬와 함께 큰 오름에 속한다. 오름의 형체가 높고 크기 때문에 구좌읍의 어디서라도 높은오름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데, 능선이 또렷한 게 특징이다. 높은오름의 정상에서는 다랑쉬, 거미오름, 백약이로 연결된 북쪽과 동쪽과 남쪽의 조망이 장관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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