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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로 고통 견딘 구도의 나날들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 소장품전 '물방울의 변주'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1. 02.02. 17:08:29

김창열의 '물방울'(1990). 이번 전시를 통해 일반에 처음 공개하는 소장품이다.사진=김창열미술관 제공

지난 1월 영면에 든 '물방울 화가' 김창열(1929~2021). 한국전쟁 시기에 제주와 인연을 맺은 그의 예술세계를 담아 2016년 9월 제주시 한경면 저지문화예술인마을에 문을 연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이 '물방울의 변주'란 제목으로 이달 2일부터 사후 첫 기획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김창열 화백의 도전 정신에 대한 헌사의 의미로 준비됐다. 안락함에 취하지 않고 구도자의 길을 걷고자 했던 화가의 집념을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전시장에는 미술관 소장품 중에서 골라낸 17점이 나왔다.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물방울 작품을 포함 1970년대부터 2004년까지 제작된 대작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김 화백은 순간적으로 존재하는 물방울을 화폭에 붙잡아 영원의 대상으로 변화시켰던 작가다. 어릴 적 할아버지에게 배웠던 천자문을 결합하거나 신문의 지면과 활자를 활용해 물방울을 표현했다. 나무판 위에도 그가 그린 물방울이 맺혔다.

김창열의 '황토'(2002).사진=김창열미술관 제공

화가로서의 생애 대부분을 물방울 작업에 매달렸던 그에게 물방울은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었다. 고인은 어린 시절 고향을 떠나야 했고, 한국전쟁 중에 친구 절반이 목숨을 잃으며 겪은 크나큰 아픔을 물방울로 씻어냈다.

전시는 5월 23일까지 계속된다. 코로나 여파로 매주 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회차별 12명 이내로 관람 인원을 제한했다. 관람 신청은 미술관 홈페이지로 사전예약 해야 한다. 문의 710-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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