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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빠지다
[2020 제주愛 빠지다] (18)서귀포시 대정읍 성서빈씨
“‘수눌음’으로 공동체 위한 일 하고 싶어요”
강다혜 기자 dhkang@ihalla.com
입력 : 2020. 12.02. 00:00:00

지역과 공동체를 위해 다양한 역할을 해내고 싶다는 성서빈씨. 강다혜기자

대정읍 도시재생지원센터서
주민-행정 가교 역할 ‘톡톡’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 중 하나는 공동체의 안전이 나의 안전을 지킨다는 것이다. '각자도생'을 지양하고 '공명지조'를 지향해야 감염병으로부터 끝내 나를 지킬 수 있음을 우리는 배우고 있다.

이웃과 지역 공동체를 위해 하루하루를 보내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주민과 행정을 잇는 가교역할을 수행하며 잃어버린 도시의 활기를 되찾고 주민이 행복한 삶을 일궈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서귀포시 대정읍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에서 근무 중인 성서빈(38)씨는 지난 2013년 제주에 처음 입도한 뒤 지난해부터 제주의 일원으로서 우리 지역을 위한 일을 해내고 있다.

그는 2013년 황사로 잿빛이던 서울 하늘을 뒤로 하고 잠시 제주에 정착했다. 한국어 강사를 하며 2년 쯤 시간이 흐르니 정착지였던 서울이 그립기도 했다. 서울에서만 향유할 수 있던 문화생활, 동아리, 두고 온 친구들도 보고싶었다. 제주를 벗어난 다른 곳에서 지내야겠다는 고민을 하다 머나먼 인도에서의 생활을 거쳐 부산, 서울을 지나 다시 제주로 왔다.

인도에서의 경험은 또다시 제주로 돌아왔을 때 그의 큰 자산이 됐다. 그는 인도에서 그 나라 아이들을 위한 동영상 채널을 운영해 큰 인기를 끌었는데, 그 경험 등을 살려 제주영상문화진흥원에서 일하게 됐다. 그는 "제주 사람들에게 다양한 문화를 향유하고 또 문화의 저변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이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이후 지난해 대정읍으로 이사를 하면서 때마침 출범을 앞두고 있던 대정읍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와 인연이 닿았다. 그가 '공동체'와 '문화'에 대해 지니고 있는 뜻과 센터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맞닿았다.

'도시재생'이라 하면 낡고 오래된 것을 뜯어내 더 신식으로, 더 새롭게 바꿔낸다는 개념을 떠올릴 수 있지만 이들은 오래된 것의 '재발견'과 대정읍만의 자원가치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특히 이들은 대정읍의 용천수 '신영물'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

신영물은 모슬포항으로 들어가는 입구 서측에 위치해 오래 전부터 '신령물'이라 불렸으며 주민들의 식수이자 빨랫물이었다. 이후 도로가 개설·확장되며 현재 원형이 보존돼있진 않지만 주민들에겐 역사와 전통을 지닌 의미있는 지역 자산이다.

대정읍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는 이 신영물 스토리를 이용해 '신영물 재생을 통한 공동체 회복 및 사회 통합'을 주제로 신영물 인근에서 마을 공동체 활동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또 이들은 주민들이 스스로 지역에서 수익을 창출해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시장탐방쿠킹클래스'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작년부터 계획단계에 들어가기 시작했고 이후 주민들이 스스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는 "처음엔 주민협의체가 10여명이었으나 꾸준히 소통하고 사업을 진행하면서 현재는 64명이 주민들의 의사를 대변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위 '수눌음'이라고 하는 제주의 문화에 녹아든 것 같다"며 "이제 정말 제주 사람으로서, 어떤 일이 됐든 우리 공동체를 위한 여러 프로그램·사업을 해내고 싶다"고 했다.

강다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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