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의 대비·무대 영상 보완 레퍼토리화 작품으로 준비 그것은 생명의 땅을 향한 여성들의 연대였다. 지난 28일 문예회관 대극장에 올려진 제주도립무용단의 정기공연 '이여도사나-생명편'이다. 지난해 기획공연으로 초연한 '이여도사나'를 보완한 이날 무대는 무용단 레퍼토리화 작업으로 준비됐다. 김혜림의 안무로 1시간여에 걸쳐 2060년 가상의 불라국에서 고을나 등 자유 의지를 빼앗긴 사람들이 해녀 삼승에게 매혹당한 뒤 새로운 삶을 꿈꾸며 나아가는 모습을 그렸다. 전작과 달리 집 모양 세트를 없애 좌우, 가운데 벽면에 무대 영상을 비추며 시각적 화려함을 더했다. 라이브 음악도 이번엔 빠졌다. 대신에 연주단이 자리했던 무대 2층은 학살을 지시하는 지배자 억심관의 독무 공간으로 쓰였다. 기울어진 형상의 그 공간은 사람을 살리는 삼승의 파란 색과 대비되는 핏빛 붉은 색으로 설치됐다. 여성으로 그려진 고을나와 삼승의 만남, 테왁을 닮은 북을 잉태하고 낳으며 자기 목소리를 내는 불라국 여성들은 그 역할이 커진 모습이었다. 단원들이 감정선을 한층 잘 살린 결과다. 초연에선 일부 남성 무용수도 테왁을 낳았지만 이날은 그 대목을 여성 무용수만으로 채웠다. 초연에 없던 산파 역은 남성 무용수가 여성 노인으로 분장해 연기했다. 무대 앞 오케스트라 피트에 출렁거린 물은 제주 여성의 고된 노동을 상징하는 해녀가 사는 바다이면서, 우리의 생명수이면서, 태아를 보호하는 양수 등 겹겹의 의미로 또 한 번 울림을 줬다. 다만, 말미에 무대 천장에서 빗방울처럼 떨어진 하얀 공은 사족 같았다. 하늘이 아닌 땅(바다)의 생명력에 집중해온 작품이지 않은가.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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