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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마이삭 제주 강타 하천 범람 등 피해 속출
산간 600mm 폭우 주요 하천 수위 급격히 올라
제주시 월대천 범람 주민들 마을회관 긴급 대피
일부 도로 침수 차량 고립 잇따라 역대급 강풍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입력 : 2020. 09.02. 20:16:37
강한 바람과 폭우를 동반한 제9호 태풍 '마이삭'이 2일 제주 전역에 커다란 피해를 남기고 있다.

태풍이 쏟아부은 시간당 최대 100㎜가 넘는 '물폭탄'에 제주시 외도동 월대천이 범람했고, 도심을 관통하는 한천과 병문천 등 중 하천이 범람 직전의 일촉즉발 상황에 놓이면서 일대 주민들은 마음을 졸였다. 불어난 물에 차량이 고립하거나 도로가 통제되는 일도 잇따랐다. 또 이날 오후 7시 30분기준으로 1만 4000여 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하고 제주를 오가는 하늘길과 바닷길이 모두 막히는 등 제주섬이 하루 종일 태풍의 공포에 떨었다.

2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하루 제주 곳곳에 초속 25~30m 웃도는 매우 강한 바람과 시간당 20∼40㎜의 강한 비가 쏟아졌다. 이날 오후 7시 기준 주요 지점별 강우량은 제주시 111.2㎜, 유수암 259.5㎜, 서귀포 149.9㎜, 중문 216.5㎜, 금악 295.0㎜ 등이다. 지형적 효과가 더해진 산지에는 시간당 120㎜의 비가 내리는 등 말 그대로 '물폭탄'이 쏟아졌다.

 기상청 상세관측자료로 본 이날 오후 7시10분 기준 산간 지점별 강우량은 한라산 윗세오름 663.0㎜, 사제비 609.0㎜, 영실 603.0㎜, 삼각봉 568.0㎜, 어리목 548.0㎜ 등으로 500㎜를 훌쩍 넘겼다.

 기상청은 3일 새벽까지 100~300㎜, 산간에는 최대 400㎜의 비가 더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바람도 거세게 불었다. 이날 고산에서는 한 때 순간최대풍속 초속 49.2m의 기록적 강풍이 관측됐다. 9월 기준 역대 3위다. 초속 40m 이상의 바람은 사람이나 바위를 날릴 위력을 지닌다.

 이밖에 제주시 초속 37.1m, 새별오름 초속 38.1m, 우도 초속 32.2m, 마라도 35.9m의 강풍이 불었다.

 강도 '매우 강'의 태풍이 제주를 강타하면서 시설물 파손과 침수 피해 등이 속출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140건이 태풍 피해 신고가 들어왔다.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에서는 비닐하우스가 강풍에 무너지고 구좌읍 송당리에 있는 전신주는 인근 주택 마당으로 쓰러지기도 했다.

 이밖에 제주시 노형동 한 커피숍 간판이 도로에 떨어지고, 아라동의 커피숍 유리창이 깨졌으며, 건입동 현대아파트 사거리의 도로 보행 신호등이 기울어지면서 안전조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서귀포시 제2산록도로 상천교 구간과 대유랜드 앞 국도대체도로에서는 도로 일부가 침수돼 한 때 차량이 오도가도 못하고 고립됐다.

 주요 하천은 범람 위기를 맞는 일촉즉발 상황에 놓였다. 제주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는집중호우로 제주시 외도동 월대천이 범람할 우려가 높다며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할 것을 당부하는 긴급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이에 따라 월대천 인근 15가구가 마을회관으로 몸을 피했다. 이후에도 월대천 수위는 급격히 오르면서 불어난 물이 일부 도로를 침범해 침수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제주시 동문시장 산지천, 병문천에서도 수위가 급격히 불어나 주민들이 불안에 떨어야 했다.

 앞서 제주시는 폭우가 쏟아지자 도심을 관통하는 하천의 범람을 막으려 이날 오후 4시 20~30분 무렵부터 한천 1·2저류지와 병문천 2·5저류지의 수문을 개방했다.

 정전 사고도 속출했다. 한전 제주본부에 따르면 대정읍, 구좌읍 한동리, 성산읍, 제주시 연동·노형동 일대 1만4279가구에서 전기 공급이 끊겼다. 오후 7시 30분 기준으로 3393가구에서 전기 공급이 재개됐지만 나머지 1만 여가구는 여전히 정전 상태로 남아있다.

 또 강한 바람에 하늘길과 바닷길이 막혀 제주섬이 완전히 고립됐다.

 제주공항에서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이후로 제주기점 모든 항공편 출발이 취소됐고, 7개 항로를 잇는 제주 기점 여객선도 전편 결항했다.

 한편 태풍 마이삭은 제주에 가장 근접할 때 중심기압 945헥토파스칼(h㎩)에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45m, 강도 매우강의 세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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