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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원화 추진' 자치경찰제 운영방안 비판 봇물
"검찰 개혁 위해 적당히 경찰 힘 빼는 타협안 정도로 생각"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입력 : 2020. 08.13. 12:07:31
서울시 시정 연구 기관이 개최한 세미나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자치경찰제 운영 방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와 비판이 쏟아졌다.

 서울연구원과 한국경찰학회가 13일 서울연구원에서 '일원적 자치경찰제 모델 검토 및 제주자치경찰 경험의 시사점'을 주제로 공동 개최하는 세미나의 참석자들은 발제문을 통해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원중 청주대 법학과 교수는 '소위 일원적 자치경찰제 모델에 대한 자치성 검토'를 주제로 한 발표문에서 "일원화된 자치경찰제도는 형식상의 자치경찰제도 모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원화된 자치경찰제도는 국가경찰기관이 경찰사무를 수행하고, 자치경찰조직이 설치되지 않으며, 시도자치경찰위원회를 심의·의결기관으로만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민주성과 효율성을 달성하기에 한계가 있는 제도"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자치경찰기관 구성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부여할 것, 기초 지자체에 자치경찰기관을 설치할 것, 경찰사무를 자치경찰기관에서 일원화해 처리할 것 등을 대안으로 내놨다.

 황문규 중부대 경찰경호학부 교수는 "일원적 자치경찰제는 '자치경찰사무는 있으나 자치경찰관은 없다'고 요약할 수 있다"며 "현 정부는 검찰개혁을 위해 적당히 경찰을 분리해 힘을 빼는 타협안 정도로 자치경찰제를 인식했다"고 우려했다.

 황 교수는 "자치경찰제 전면 시행을 보류하되 제주자치경찰을 통해 자치분권위원회를 시범 실시하고 향후 이를 보완, 전국적 확대 실시에 대한 실증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종승 전주대 경찰학과 교수는 제주자치경찰을 주제로 한 발표문에서 "정부는 2년 전부터 전국 확대를 계획으로 혈세를 투입해 제주에서 시범 실시한 모델에 대한평가도 없이 권력기관 개편의 한 수단으로 새로운 안을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치경찰제 도입 논의는 당·정·청의 일방적 진행이 아닌 제주자치경찰 등 일선 현장을 잘 아는 경찰, 지자체, 전문가 등의 검토를 바탕으로 재논의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 정부, 청와대는 지난달 30일 권력기관 개혁 협의회 개최 결과를 발표하면서 광역 단위 자치경찰제를 도입하되 별도 자치경찰 조직을 신설하는 '이원화' 대신 광역 단위와 기초 단위 조직을 '일원화'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이 사실상 함께 업무를 보도록 한 것으로, 경찰 권력 분산의 취지가 후퇴했다는 등의 지적이 제기됐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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