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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옆 택시 승차대가 텅 비어있다. 강다혜기자 18년째 택시 운전대를 잡고 있는 강한모(62)씨는 오후 9시가 되면 제주시청 인근 사거리의 큰 카페 앞에서 승객을 기다린다. 그곳은 늦은 밤 귀가하려는 승객들이 택시를 타기 위해 걸어 나오는 골목 부근이다. 200m쯤 뒤로 가면 택시승차대가 있지만 손님이 우루루 빠져나오는 골목 앞에서 대기해야 손님을 쉽게 태울 수 있어 굳이 택시승차대에 정차하지 않는다. 강씨는 "손님이 택시승차대를 찾지 않는데 굳이 택시승차대에서 기다릴 이유가 없다. 주로 휴식을 취할 때만 (승차대에) 간다"고 말했다. 제주도내 택시 승차대가 택시기사와 승객들로부터 외면받고있다. 28일 제주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현재 도내 택시승차대는 총 34곳(제주시 22곳·서귀포시 12곳)으로, 교통량과 택시 수요가 많은 곳에 설치되고 있다. 택시승차대 설치 요청이 들어오면 현장을 확인하고 경찰청·도로교통공단 등 관련 기관과 협의해 검토해 설치한다. 하지만 시외버스터미널이나 공항 등 몇몇 곳을 제외하고는 택시 승차대에 승객도, 택시도 없는 게 현실이다. 지난 26일 오후 10시쯤과 28일 오전 제주시청 인근 등 제주시내 택시승차대 4곳을 둘러본 결과 저녁 시간대엔 단 1대의 택시도 보이지 않았다. 낮 시간대에 제주시외버스터미널 옆 택시승차대에 몇대의 택시가 보일 뿐이었다. 도로변에서 택시를 잡는 승객을 태우기 위해 택시가 갑자기 멈춰서서 교통흐름을 방해하는 경우도 도로 곳곳에서 목격됐다. 승객들은 굳이 택시승차대를 찾지 않아도 택시 이용에 불편함이 없다고 말한다. 택시를 이용해 매일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 강민지(28·여)씨는 "도로에서도 바로 택시를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승차대까지) 굳이 찾아가지 않는다"며 "특히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이 생긴 이후론 거의 집 앞이나 회사 앞에서 바로 택시를 탈 수 있어서 (승차대에) 가본 적이 없다"고 했다. 또 '택시 없는 택시 승차대'로 인해 불만을 터뜨리는 승객들도 있다. 김경옥(57·여)씨는 "당연히 택시가 있을거라 생각해 택시승차대에 갔다가 주변에 있던 다른 승객에게 택시를 빼앗긴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고 토로했다. 교통 전문가들은 달라진 교통상황을 고려해 위치 재조정 등 해결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제안했다. 도내 한 교통전문가는 "택시 승차 수요가 많은 지역은 교통량도 많은 번화가라, 택시승차대가 오히려 교통체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며 "택시 승차대의 이용률 등을 다시 조사해서 위치를 조정해줄 필요도 있고,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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