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화가 변시지… 화산토 섬에 비친 존재의 깊은 심연 새벽의 화가 강승희… 어둠 뚫고 퍼지는 치유의 검은색 한라산 화가 채기선… 마음 속 이상향 이어도를 꿈꾸며 폭풍의 화가, 새벽의 화가, 한라산의 화가. 제주 땅이 품어온 특수성을 밀도 있는 조형언어로 빚어온 3명의 화가가 새봄 제주에서 만난다. 제주시 도심 한라일보(제주시 서사로 154) 사옥 1층 갤러리ED 개관 기념전으로 변시지·강승희·채기선 초대전이 펼쳐진다. 갤러리ED는 한라일보사(대표이사 이용곤)가 창간 31주년에 맞춰 조성한 공간이다. 갤러리 이름은 전시의 품격을 높인다는 영문(Enhance Display)과 '에브리 데이(Every Day)' 머리 글자, 제주방언으로 '여기', '이곳'을 뜻하는 '이디'의 의미가 더해졌다. 매일매일 일상과 가까운 여기, 이곳에서 제주도민들이 문화예술을 즐기도록 감성 충전 기회를 제공하고 미술시장 활성화로 지역문화 발전을 꾀하겠다는 바람이 담겼다. 개관전은 '제주, 제주 너머'란 제목을 달았다. 작고한 변시지 화백을 포함 초대전 작가 모두 제주 출신으로 이들의 작품이 제주가 걸어온 역사·문화의 궤적을 바탕으로 바다 너머 세계로 열려있는 제주섬의 지형처럼 예술적 공감대로 세계인들에게 울림을 주기 때문이다. 정통 장르에 기반해 내면의 깊이를 끌어올리며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작가들로 초대전에는 10점씩 모두 합쳐 30점이 걸린다. 변시지(1926~2013) 작가는 '황톳빛 제주화'를 낳은 인물로 일찍이 캔버스에 제주의 남다른 가치를 구현했다. 그의 유화 작품엔 훗날 세계유산이 된 제주섬의 자연·문화자원이 다 들어있었다. 변시지의 '거친 바다 젖은 하늘'(캔버스에 유채, 2000) 추계예술대 판화과 교수로 있는 강승희 작가는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1991), 공간 국제판화비엔날레 대상(1988) 경력이 있다. 그동안 판화 작업으로 '새벽' 연작을 발표해왔다면 이번에는 유화를 선보인다. 강승희의 '새벽-21922'(캔버스에 유채, 2019). 채기선 작가는 '상(象)-한라산'으로 2002년 대한민국미술대전 양화 부문 대상을 받는 등 줄곧 한라산을 붙들어왔다. 전업작가로 치열한 창작 태도를 보여주고 있는 채 작가의 '한라산'은 실경이면서도 실경이 아니다. 거기엔 제주 사람들이 고난의 파도를 헤치고 다다르고 싶었던 우리 마음 속의 이상향 이어도가 있다. 채기선의 '한라산-이어도를 꿈꾸다'(캔버스에 유채, 2020). 한미라 갤러리ED 관장은 "3인의 초대 작가 작품을 통해 지역을 중요시하고 지역성을 추구하면서도 지역에 매몰되지 않는 지역미술의 정체성과 방향성, 갤러리의 지향점을 담아냈다"고 밝혔다. 초대전은 한라일보 창간기념일(4월 22일)을 앞두고 이달 18일 시작돼 7월 17일까지 계속된다. 코로나19 여파를 감안해 개막 행사는 첫날 오후 5시 초청 인사 위주로 간소하게 치러진다. 입장객들은 체온 측정과 손 소독을 하고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문의 064)750-2530. 진선희기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