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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코로나 한달] 소비 부진으로 지역경기 바닥
[제주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한달] 제주 경제 도산위기
무사증 제도·국제선 운항 중단 초유 사태
관광객 줄며 숙박·음식·운수업 모두 울상
진정국면 발 빠른 대응방안 마련 서둘러야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입력 : 2020. 03.19. 17:57:15

코로나19 사태로 51년 만에 제주를 잇는 국제선 직항노선 운항이 중단됐다. 사진은 한산한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대합실. 강희만기자

연초부터 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19 사태가 제주지역의 경제지표를 모두 위험수위로 몰아넣고 있다. 소비 부진과 함께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크게 줄며 지역경기는 그야말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1차산업과 관광업은 직격탄을 맞았고, 제조업과 건축업 등도 유탄을 맞으며 휘청이고 있다. 이에 따른 코로나19 사태의 진정이 얼마큼 빨리 이뤄질 지가 제주경제 회복에 있어 가장 큰 변수다.

▶봄은 왔건만, 멈춰선 제주경제=코로나19 사태로 지난 4일부터 제주지역에 대한 무사증 출입제도가 일시 중단됐다. 제주항공 국제선은 지난 14일부터 중국·일본·대만·태국·말레이시아 등 5개국 26개 노선에 대한 운항을 모두 멈췄다. 1968년 국제공항 인증을 받은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오는 29일부터 하계스케줄이 확정·운영되지만 당장 국제선 항공편 운항 재개 여부는 불투명하다.

19일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올해 제주를 찾은 누계 관광객은 216만9041명(내국인 199만4356명·외국인 17만4685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88만6529명(내국인 259만5478명·외국인 29만1051명)에 견줘 24.9%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제주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던 지난 2월의 경우 전년동월대비 55.1% 급감했다. 현재 1일 평균 입도객도 1만5000~1만6000명 선으로 작년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이에 따른 각종 호텔과 민박 등 숙박시설의 예약률은 규모에 따라 5~40%대로 떨어졌고, 렌터카 이용률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특히 전세버스의 경우는 오는 5월까지 제주를 찾겠다던 수학여행단이 줄 취소로 인해 현재 예약률은 제로 상태다. 때문에 차량번호판을 떼 운휴에 들어가며 사정이 나아지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식당가도 힘겹기는 마찬가지다. 관광객이 크게 준 데다 도민들의 소비부진도 경영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밖에 재래시장, 오일장은 물론 외국인이 많이 찾는 제주시 누웨마루와 제주중앙지하도상가, 대형마트의 매출도 급락하며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운송업계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택시들이 제주공항에서 손님을 기다리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강희만기자

▶지갑 닫은 관광객·제주도민=관광객 급감에 제주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분기별 20~30%대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제주지역 면세점들이 울상이다. 매출액 유지는 고사하고 영업시간 단축에, 휴직에, 무급휴가로 이번 사태를 근근하게 버티고 있지만 버겁다. 제주공항 JDC면세점은 2002년 개점 이후 19년 만에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12일부터 13일까지 24시간 동안 문을 닫았다.

항공사도 임직원 임금 삭감은 물론 무급 휴가 등으로 대처하고 있는 형국이다.

제주지역 소비심리도 상당 부분 위축됐다. 3월중 소비자심리지수는 92.3(100 기준, 0~200)으로 전월대비 8.7p 하락, 2018년 9월 표본 개편 이후 1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가계에서는 여행비(-12p)와 외식비(-9p), 교양·오락·문화비(-5p)에 관한 지출을 모두 줄였다. 여권발급도 2월 한달간 1565건에 그쳤다. 코로나19 영향이 적었던 1월 4953건에 비하면 1/3 수준이다. 향후 경기전망CSI(69)도 암울하다.

노지감귤 판매 부진에 수산물 출하량 급감, 수출입 금액 감소 등도 모두 어려운 지역경기를 반영하고 있다. 2월중 도내 기업의 업황BSI는 41로 2006년 1월 월단위 편제 이후 14년 만에 최악이다. 3월 중소기업경기전망지수도 67.9로 지난해 2월(62.5) 이후 15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에 따른 고용전망, 내수판매, 영업이익, 자금사정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건설업도 유탄을 맞았다. 1월중 건축 수주액은 110억원에 불과하다. 주택산업연구원에 의하면 3월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 전망치는 41.6(전국평균 51.0), 분양경기실사지수는 54.5(전국평균 66.7), 입주경기실사지수는 55.5(전국평균 69.7) 등으로 전국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이처럼 제주지역 경기 전반에 코로나19의 영향이 직·간접적으로 작용하면서 앞으로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때문에 방역활동 강화를 통한 청정 이미지 구축은 물론 진정 사태에 따른 발 빠른 대처를 위한 범도민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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