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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변호인, 혈흔·졸피뎀 '짜깁기' 의혹 제기
2일 제주지법 201호 법정서 2차 공판 진행
다른 혈흔서 DNA·졸피뎀 검출 가능성 제기
조사서 침묵하더니 돌연 '현장검증'도 자처
검찰 "변호인 측 착각… 같은 혈흔이 맞다"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입력 : 2019. 09.02. 16:12:30
제주에서 전 남편을 살해해 시신을 훼손, 여러 곳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유정(36·여)의 두 번째 재판이 진행됐다. 첫 재판에서 '피해자의 과도한 성욕으로 빚어진 참극'이라는 주장을 한 고씨의 변호인 측은 이번 재판에서 피해자 혈흔에서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이 검출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정봉기 부장판사)는 2일 살인과 사체 손괴·은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씨에 대한 두 번째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고씨는 첫 공판과 마찬가지로 옅은 초록빛 반팔 수의를 입고 있었으며, 방청석 쪽으로는 머리를 내려 얼굴을 가렸다. 반면 재판부가 있는 방향으로는 머리를 뒤로 넘겨 판사들과 눈을 맞췄다.

 고씨가 법정에 출석하자 방청석에는 "악랄하다"는 등의 비난이 터져나왔고, 만일에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해 제주교도소 측에서는 직원 6명을 법정에 착석시켰다. 통상 재판에서는 2~3명이 착석한다.

 재판에서 고씨의 변호인은 "검찰은 이불 등 압수된 물품 중에서 혈흔이 발견됐고, 그 곳에서 피해자 DNA와 졸피뎀 성분이 확인됐다고 한다"며 "하지만 혈흔이 10개가 넘는 상황에서 피해자의 DNA와 졸피뎀 성분이 한 곳에서 검출된 것인지, 각각 다른 혈흔에서 검출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심지어 다른 증거물에서는 피해자의 DNA만 발견되고 졸피뎀은 검출되지 않은 경우도 있다"며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 보다 명확한 설명을 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고씨의 변호인 측은 우발적 범행을 증명하기 위해 사건이 발생한 펜션에서 '현장검증'을 하겠다고 자처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독극물(졸피뎀)과 DNA 감정은 함께 이뤄지는 게 아니라, 따로 진행되기 때문에 변호인 측이 착각하는 것 같다. 같은 혈흔에서 피해자 DNA와 졸피뎀 성분이 검출된 게 맞다"며 "피해자의 DNA만 확인된 경우는 졸피뎀이 검출될 수 있는 충분한 혈액이 남아있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고 반박했다.

 현장검증에 대해서는 "경찰·검찰 조사에서 피고인은 펜션 내부에서 어떤 행위를 저질렀는지 언급한 적도 없고, 진술도 거부한 바 있다"며 "재판이 시작돼서야 현장검증을 자처하겠다는 요청은 어폐가 있다"고 일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DNA와 졸피뎀 성분 검출에 대해 다툼이 많기 때문에 당시 감정을 했던 국과수 독국물·DNA 감정관 2명을 다음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하겠다"며 "현장검증 부분은 피고인이 법정에서 범행 관련 진술을 명확히 밝힌 뒤 검토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16일 오후 2시30분 세번째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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