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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기업 면세점은 수익만 챙기면 그만인가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입력 : 2019. 05.03. 00:00:00
제주지역 면세업계의 동향을 보면 허탈감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대기업과 공기업의 면세점 매출 실적이 극과 극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도내 대기업 시내면세점의 매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반면 공기업 면세점의 매출은 오히려 감소해 면세업계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호텔신라 신제주면세점과 롯데면세점 제주점은 각각 2629억원과 2434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호텔신라 신제주면세점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6%, 롯데면세점 제주점은 58% 각각 늘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두 대기업 시내면세점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공기업이 운영하는 면세점들은 한마디로 죽을 맛입니다. 제주관광공사(JTO)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두 공기업의 면세점 매출은 늘기는 커녕 되레 줄어들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제주국제공항에 입점한 JDC 지정면세점은 전년 동기 대비 1% 줄어든 1175억원입니다.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 들어선 JTO 지정면세점은 지난해 1분기보다 6% 줄어든 8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습니다.

특히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제주신화월드로 이전한 JTO 시내면세점은 상황이 더 나빠졌습니다. 매출이 48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무려 19%나 하락한 겁니다. JTO 시내면세점은 그동안 계속된 매출 신장세에도 송객수수료와 판매·관리비 지출이 더 많아 오히려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올해 1분기에는 매출까지 크게 떨어져 흑자 경영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어 걱정입니다.

올들어 제주관광이 시원치 않은 상황에서도 대기업 면세점들만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겁니다. 비단 올해들어서만 반짝 재미를 보는 것이 아닙니다. 대기업 면세점들은 지난해에도 사상 최대 매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반해 공기업의 지정면세점 매출은 줄어들어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러니 제주관광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낙수효과가 좋을리 있겠습니까. 대기업 면세점들이 거의 독식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제주관광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대기업 면세점들이 지역에 환원하는 것도 없습니다. 이 때문에 '재주는 제주가 부리고 돈은 대기업이 챙긴다'고 하는 겁니다. 이참에 대기업 면세점들이 제주관광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만큼 수익의 일부분을 지역에 환원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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