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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으로 쓰레기 모아놨지만… 행정은 '소극적'
함덕 서우봉 인근 해양쓰레기 수거 50여자루 7개월 방치
행정 "고령 바다지킴이 접근 어렵다… 어촌계 정비할 것"
홍희선 기자 hshong@ihalla.com
입력 : 2019. 03.13. 18:44:14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서우봉 일제 동굴진지 인근 해안가에 조상희 UDT자원봉사단 바다살리기운동본부 단장이 홀로 환경정화활동으로 해양쓰레기를 포대에 담아뒀다. 홍희선기자

민간이 자발적으로 해양쓰레기를 수거해 모아놓았지만 행정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쓰레기들이 6개월 이상 방치되고 있다.

 13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서우봉 일제 동굴진지 인근 해안가에는 스티로폼과 폐그물, 부표 등 해양쓰레기가 담긴 포대 약 50자루가 놓여져 있었다. 이 포대들은 지난해 8~9월 조상희 UDT자원봉사단 바다살리기운동본부 단장이 홀로 환경정화활동을 벌여 해양쓰레기를 담은 것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 방치된 탓인지 포대에 구멍이 나 담긴 쓰레기들이 이리저리 흩어져 있었다.

 조 단장은 "해양쓰레기를 다 주워서 모아둔 포대인데 해안까지 오는 길이 험하다는 이유로 행정에서 수거하려고 하지 않는다"며 "7개월 이상 방치되면서 포대가 삭아 내용물이 흩어져 모아둔 것이 허사가 됐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답답한 마음에 쓰레기를 차가 다닐 수 있는 곳까지 옮겨놨더니, 그제서야 행정에서 쓰레기를 치웠다"며 "자발적으로 제주의 바다를 위해 봉사활동을 하는 것인데, 행정에서는 단지 접근이 힘들다는 이유로 애써 수거한 쓰레기를 방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천읍 관계자는 "다른 곳의 해양쓰레기는 청정 제주바다지킴이를 활용해 수시로 치우고 있지만, 서우봉 일제동굴진지 인근은 가파른 언덕으로 고령의 지킴이들의 접근이 쉽지 않다"며 "게다가 지금은 서풍이 불어 쓰레기가 많이 모이는 시기로 지금 당장 쓰레기를 치워도 계속 쌓이기만 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울러 매년 2차례 함덕리어촌계의 봉사활동을 통해 서우봉 일제동굴진지 해안에 대한 정비에 나서고 있으며, 올해는 내달 중으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한편 제주도는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해양쓰레기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관리하기 위해 청정 제주바다 지킴이제도를 2017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예산 29억4000만원을 투입해 지킴이 152명이 채용됐으며 이들은 오는 11월20일까지 활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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