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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마을 식수원이던 제주 용천수 관심 밖으로
서귀포시, 2009년부터 '용천수 복원사업' 추진했지만
현재까지 266곳 중 39곳 그쳐…수량 고갈·멸실도 많아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입력 : 2018. 08.16. 18:09:26
제주사람들이 과거 해안가나 중산간에 마을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용천수가 점차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주민들의 공동체 공간으로서 생태·문화·역사적 가치를 지닌 용천수 복원사업도 기대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서귀포시는 2009년부터 마을 곳곳의 용천수를 관리·보전하기 위한 용천수 복원사업을 통해 현재까지 20억원을 들여 39곳에 대한 복원사업을 벌였다고 16일 밝혔다. 서귀포시 지역 용천수가 모두 266곳임을 감안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용천수 복원사업에는 해마다 적게는 9000만원에서 많게는 2억8000만원의 국비와 지방비를 투입해 식생 복원과 쉼터조성, 울타리정비, 조경시설을 하고 있다. 올해는 2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해 현재까지 6400만원을 들여 예래동 돔벵이물, 퐁남물, 남바치물 등 3곳에서 사업을 진행했고, 1억3600만원의 사업비가 남아있는 상태다.

 시는 용천수 복원사업을 위해 읍면동별 수요 조사와 현장조사 후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용천수가 이용되지 않으면서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 전반적으로 신청이 저조하고, 용출량이 끊기거나 개인 소유지로 멸실된 곳도 적잖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많게는 371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던 서귀포시 지역 용천수가 지금은 100곳 가까이 감소했다.

 용천수의 수량 감소는 상류지역의 도시화 등 개발로 빗물이 지하로 침투되지 못해 지하수 함양량이 줄어들거나 상류에서의 지하수 관정 개발 등 여러 요인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마을을 끼고 있는 용천수는 예로부터 지역주민들의 삶의 희노애락이 고스란히 녹아든 역사·문화적 공간이라는 점에서 수량을 유지하는 곳의 경우 친환경적으로 복원하거나 스토리텔링을 입히는 등 효율적인 보전·관리 방안의 중요성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해마다 마을에서 신청하는 용천수에 대한 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물이 말라버리거나 멸실된 곳이 적잖아 신청은 많지 않다"며 "사업을 추진하는 용천수의 경우 원형을 최대한 보전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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