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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빠지다
[2018 제주愛 빠지다] (4)폴개협동조합
"제주 귀농·귀촌인 인큐베이팅 역할"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18. 07.25. 00:00:00

지난 21일 제주폴개협동조합 블루베리 농장을 찾은 부모와 아이들이 체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진선희기자

초기 정착했던 태흥리 옛 지명 딴 이름 붙여
다양한 이력 가진 12명 조합원 아이디어 모아
농장 운영과 체험·감귤활용 6차 산업 등 활발

"제주에 정착했던 사람들의 60~70%가 적응을 못하고 돌아간다고 합니다. 2년 정도는 모아놓은 돈으로 버티지만 시간이 지나면 안정적인 직업이 없어 생활고를 겪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역귀농하는 사람들이 줄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일을 벌이게 되었습니다."

강명실 폴개협동조합 이사는 에너지 넘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그를 포함 귀농·귀촌인 12명으로 2016년 사회적경제기업 폴개협동조합이 꾸려진 이유다.

'폴개'는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의 옛 지명이다. 강 이사는 경기도에서 30여년 초등교사로 근무하다 제주행을 택했다. 그때 처음 정착했던 마을이 태흥리다. 지금은 신흥리(원님로 465-24)에 주소지를 두고 있지만 폴개가 주는 어감이 좋았다. 표기는 다르지만 발음했을 때 '팔자'라는 뜻을 담은 제주방언처럼 들려 청정제주 상품을 전국 각지에 알리고 판매한다는 협동조합의 취지와도 맞았다.

강 이사는 남편인 장연호 폴개협동조합 대표와 더불어 창립 이후 지난 2년간 농장을 운영하며 앞만 보고 달려왔다. 적어도 제주 초등학생들이라면 누구나 농장을 찾아 블루베리를 수확하고 맛볼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체험장을 조성했다.

폴개협동조합 사무실이 있는 농장을 방문한 지난 21일에도 제주YWCA가 양성평등기금지원사업으로 마련한 '우리 아이와 함께하는 블루베리 농장체험' 행사가 진행중이었다. 강 이사는 교사 시절로 돌아간 듯 아이들의 체험 활동을 능숙하게 이끌었다.

"감귤 와인부터 자그만 브로치 제작까지 모든 사업이 조합원들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합니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조합원 개개인의 힘이 모아지면서 차츰 이름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폴개협동조합은 제주특산물 판매, 감귤·블루베리·아로니아 농장 운영, 농장과 교육 체험, 감귤을 활용한 6차 산업, 핸드 메이드 제품, 마을기업 제품 유통 등에 나서고 있다. 도내외 축제장, 사회적기업 박람회 등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고 '혼디촌'이란 이름을 단 폴개협동조합 브랜드 제품이 대형마트 입점을 앞두고 있는 등 한 단계씩 성장해왔다. 폴개협동조합은 특히 농촌융복합산업 사업자 인증을 받았고 안전한 농식품을 생산하는 국가인증 농장인 '대한민국 스타팜'으로 지정됐다.

"혼자서 감귤농사를 지었다면 힘들고 외로워 일찌감치 제주를 떠났을 것"이라는 서귀포시 귀농·귀촌인협의회 홍보국장인 강나현 조합원의 말처럼 폴개협동조합은 제주 정착을 꿈꾸는 이들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고 있다. 강 이사는 "그동안 지역과 소통하고 네트워크를 이루며 이주민의 정착을 돕는 인큐베이팅 역할을 해왔다"며 "앞으로도 제주에 살고 싶은 이들에게 생생한 실제 경험을 아낌없이 나눠주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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