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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문화계 이 사람] (10)윤용택 창립 40주년 제주학회 회장
"제주학으로 먹고 살수 있도록 연구자에 관심을"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18. 07.10. 00:00:00

제주학회장을 맡고 있는 윤용택 제주대 교수는 제주도 연구가 인문·사회·자연 분야를 아우르며 총체적이고 입체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진선희기자

1978년 제주도연구회 모태
지난달 제주대서 학술대회

"인문·자연 통합 연구 절실"
모 공익재단 학회 지원 약속
학술지 등재 추진 등 내실화

'제주도연구(濟州島硏究)'의 첫 장을 연 논문은 '지역연구의 표본사회로서의 제주도'였다. 민속학·문화인류학 관점에서 제주도연구의 필요성을 살피고 신화학 측면에서 제주도의 학술자료적 가치를 짚은 글도 실렸다. 이 학술지를 정기적으로 내온 제주학회가 40주년을 맞았다.

"제주 문화를 알려면 민속·언어 등 인문 분야만이 아니라 기후, 식생, 지질을 이해해야 합니다. 자연 분야 연구자들도 마찬가지구요. 제주 현안을 풀어내고 대안을 제시하려면 어느 한 분야의 연구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난 전국학술대회에서 그 점을 더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제주학회장을 맡고 있는 윤용택 제주대 철학과 교수의 말이다. 제주학회는 지난달 21~22일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제주대에서 전국학술대회를 열었다. 제주정체성, 제주고고학, 제주사, 제주4·3 등 18개 분야에 걸쳐 해방 이후 제주도연구의 성과와 과제를 들여다본 자리였다.

제주를 흔히 '세계의 보물섬'이라고 한다. 자연과 문화가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는데다 우리나라 옛 모습을 말해주는 자료가 많아 지역학 연구의 모델이면서 한국학 연구의 시발점과 종착점으로 불린다. 1978년 장주근 진성기 김영돈 정영화 전경수 현길언 등을 창립 멤버로 국내 최초 전국 규모 지역학 학회인 제주도연구회가 꾸려진 배경 중 하나다.

"제주도연구회를 창립할 때부터 제주도의 자연과 인문 환경에 대한 다각적이고 종합적인 이해를 위해 관련 학문 분야 전공자 간 상호협력하자는 취지를 담았어요. 제주만이 아니라 전국에서 제주에 관심있는 연구자들이 참여했었죠. 초창기엔 교통이 불편하고 인적 자원이 적을 때였지만 악착같이 연구하며 서울과 제주에서 번갈아 월례 발표회를 가졌고 67회 동안 계속됐습니다."

윤 교수는 제주학 1세대가 모였던 제주학회의 '시작'을 다시 한번 새길 때라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개별 연구를 지양하는 대신 인문·사회과학·자연과학 연구자들의 공동 연구, 학제간 연구, 통합적 연구가 필요하고 제주학회 초기처럼 다른 지역의 제주도 연구자, 제주출신으로 '육지'에 자리잡은 연구자들이 소통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는 바람을 비쳤다.

제주도연구회는 1997년 사단법인체인 지금의 이름으로 새로 태어났다. 제주학회는 '마흔살'을 넘으며 또 한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모 공익재단에서 제주학회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면서 학회 학술지 발간, 전국학술대회 등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재정적 기반을 갖추게 되었기 때문이다. 학술지 '제주도연구'를 한국연구재단 등재지로 올리는 작업도 추진한다.

"제주학으로 먹고 살 수 있도록 제주도와 제주대가 각별한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그동안 제주학연구센터 같은 연구기관도 생겨났고 민간 연구소도 늘었습니다. 균형잡힌 제주도 연구, 소외된 분야에 대한 연구비 지원이 늘어나길 기대해봅니다. 제주학회도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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