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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빠지다
[2018 제주愛빠지다] (1)제주시 애월읍정착주민협의회
마을 위한 작은 노력으로 벽 허물어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입력 : 2018. 07.03. 20:00:00

김현국 애월읍정착주민협의회장이 수화통역센터에서 장애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사각 필통 만들기 실습 재능기부를 하고 있는 모습.

안정적인 정착지원에 원주민·행정 가교역할
청년회와 공동으로 5개마을에서 토크콘서트
"원주민들과 함께 마을발전 위해 힘 모을 것"

제주시 애월읍은 제주에서 가장 핫 한 지역으로 떠오른 곳이다. 제주시내와 가까운 거리에 있고 하귀리 등 대규모 택지개발과 함께 제주살이 열풍과 맞물려 가수 이효리, 장필순 등 연예인을 비롯해 이주민과 젊은층이 급격히 유입된 지역이다.

최근 몇년새 이주민들이 급속히 유입되면서 지역주민과의 갈등이 불거져 나왔다. 원주민과의 이해관계가 부족해 리정세 납부·쓰레기 등 생활민원이 자주 발생했다.

이에 애월읍은 지난해 정착주민지원을 위한 자체계획을 수립하고 그동안 활동이 부진했던 애월읍정착주민협의회를 재구성해 지역주민간의 소통을 늘려나가기로 했다.

이주민 11명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애월읍정착주민협의회는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정착주민의 안정적인 정착지원과 원주민·행정과의 가교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마을청년회와 공동으로 유수암리와 상가리, 납읍리, 수산리 등 5개마을에서 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다. 벚꽃축제 행사장 벽화조성과 장전리 등 마을 유휴시설 벽화그리기 재능기부도 했다. 애월 앞바다로 몰려온 괭생이 모자반을 수거하는 자원봉사에도 나섰다. 애월읍 체육대회에서는 재활용 폐기물을 이용하는 화분만들기 체험을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김현국 협의회장

김현국(47) 애월읍정착주민협의회장은 "체육대회 행사 당일 600여명이 재활용 폐기물을 이용한 화분만들기 체험에 참여하면서 오전에 재료가 동이 났다"며 "이 행사를 계기로 해서 이주민과 선주민들이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들의 작은 노력들이 하나둘씩 쌓여 가면서 원주민들과의 벽도 서서히 허물어 지고 있다.

김 협의회장은 "정착 초기에는 이주민들은 땅을 빼앗아 가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많이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같이 살려고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애월읍정착주민협의회는 이달부터는 마을과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제주향토음식을 만들어 지역어르신들에게 대접하고 어르신들과 같이 수공예품을 만들어 프리마킷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해안 쓰레기 등을 업사이클링하는 작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해안으로 떠밀려온 폐목재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의자 등을 만들어 해안에 놓을 생각이다.

김 협의회장은 "제주에 살아보니까 동네사람들도 좋은 것 같다. 기후도 나쁘지 않다"며"앞으로 더욱 서로를 이해하면서 원주민들과 같이 마을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6년전 부인과 두딸과 함께 제주에 내려와 중엄리에 정착해 살고 있는 김 협의회장은 자올미술학원과 다울목공방을 운영하면서 활발한 재능기부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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