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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건강보고서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Ⅶ 건강캘린더] (52) 소아치과에 대한 부모의 이해
치과 진료에 대한 긍정적 인식 심어주는게 가장 중요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입력 : 2018. 05.03. 00:00:00

최근들어 소아치과치료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아이들의 치료에 따른 심리적 행동유도와 약물 이용 행동유도, 물리적 행동 유도 등 치과에서 사용하는 행동 유도방법이 주목을 끌고 있다. 제주대학교병원 소아치과 조찬우 교수가 어린이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제주대학교병원 제공

심리·약물·물리적 방법으로 다뤄
치과 공포심 이해·공감 선행돼야
"부모 마음·소아치과 철학 맞닿아"


최근들어 부모들이 아이가 진료 받을 치과를 선택할 때 소아치과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부모는 아이가 왜 소아치과에서 치과 진료를 받아야 하는지 명확하게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소아치과와 일반 치과의 구분에서 벗어나 소아청소년 치과 진료에 대한 개념과 접근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주대학교병원 소아치과 조찬우 교수의 도움으로 소아치과에 대한 이해는 물론 소아치과 진료의 철학과 행동 유도 방법에 대해 상세히 알아본다.



조찬우 교수

소아치과에서 사용하는 행동 유도 방법으로 심리적 행동 유도와 약물을 이용한 행동 유도, 물리적 방법에 의한 행동 유도 등이 있다.

심리적 행동 유도의 목적은 아이가 치과 진료를 잘 받는 것 뿐만 아니라 현재 치과 진료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치과 진료에 대한 긍정적 인식 여부가 이후의 치과 진료에 대한 환자의 태도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만약 치과 공포심이 있는 아이를 무리하게 진료한다면 당장의 치과적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수 있지만 치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치과에서 치료하는 것을 꺼려하게 만들어 미래의 구강 건강의 관점에서는 실패한 치과 치료가 될 수 있다.

약물을 이용한 행동 유도, 물리적 방법에 의한 행동 유도 등은 심리적 행동 유도와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병행되는 방법이고, 궁극적으로 심리적 행동 유도를 통해 치과 진료를 접근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즉, 심리적 행동 유도는 소아치과의 근간이 되는 행동 유도 방법이다.

이러한 심리적 행동 유도에는 세부적으로 다양한 방법이 있다. 각각의 방법을 적용하는 것에 앞서 중요한 것은 아이에 대한 공감과 존중이다. "이것은 하나도 안 아프니까 네가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어"라고 말하는 것은 아이의 치과 공포심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선생님은 너의 무서움을 충분히 이해하고 선생님이 너라도 정말 치과가 무서웠을거야"라는 생각과 표현을 통해 아이의 치과 공포심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선행돼야 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이 사람은 나를 이해하고 있고 존중하고 있구나'라고 느끼며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하고, 치과의사에 대한 신뢰감이 형성된다.

그렇지만 모든 아이들을 심리적 행동 유도를 통해 효과적으로 치과 진료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 3세 미만의 소아인 경우, 치과 공포심이 심한 경우, 정신적 장애가 심한 경우에는 심리적 행동 유도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럴 경우 약물을 이용한 행동 유도를 고려할 수 있다. 약물을 이용한 행동 유도는 진정 정도에 따라 경도 또는 중등도의 의식하 진정, 깊은 진정, 전신 마취 등이 있다. 나이, 협조도, 치료 계획, 가정 등에서 병원까지의 거리, 환자와 보호자의 선호도, 안전성 등을 고려해 진정 여부와 진정 수준을 결정하게 된다.

의식하 진정은 자발적인 호흡이 가능하고 구두 지시에 반응할 수 있는 수준의 진정이다. 이것은 대부분의 부모들이 흔히 '수면 치료' 라는 용어로 알고 있어 개념 상의 오해가 있을 수 있다. 의식하 진정은 자발적인 호흡이 가능하고 구두 지시에 반응할 수 있는 수준의 진정으로서 깊은 수면 수준의 진정이 아님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치료 계획이 광범위하고 침습적이며, 협조도가 매우 부족한 경우 전신 마취를 통해 치과 치료를 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물리적 방법에 의한 행동 유도가 있다. 물리적 방법에 의한 행동 유도는 치과 구성원이나 보호자가 손으로 붙잡아 주거나 기구로 몸을 고정시키는 등의 방식으로 신체를 안정시키고 보호한다. 응급 치료나 진정 치료를 하는 경우, 치료 계획이 광범위하지 않고 덜 침습적인 장애 환자나 만 3세 미만의 소아 환자를 치료하는 경우, 진정 치료를 원하지 않는 경우 등에 사용된다. 그러나 이것은 아이에게 심리적 외상을 줄 수 있으므로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하고, 사전에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 방법을 치과의사의 편의나 보호자의 의견에 따라 무리하게 적용할 경우 치과 치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어 장기적인 치과 내원과 구강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조찬우 교수는 "부모들은 우리 아이가 무섭지 않게, 울지 않고 치과 진료를 잘 받길 원하는 마음으로 소아치과를 찾는다. 이러한 부모의 마음은 소아치과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면서 "그것은 현재 치과 진료를 잘 받는 신체적 상태의 개념이 아니라 긍정적 인식에 대한 개념이다. 치과 진료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평생의 치과 내원과 구강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개념"이라고 소개했다. <제주대학교병원·한라일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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