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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범죄 온상으로 전락하는 게스트하우스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입력 : 2018. 03.22. 00:00:00
게스트하우스는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서 도입된 숙박시설이다. 국내외 여행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숙소를 제공한다. 보통 주방이나 화장실과 샤워실 등은 공동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주로 젊은이들이 이용한다. 국적이 다른 젊은 친구들이 묵으면서 서로 긴밀한 교류를 나눌 수 있어서 인기다. 이런 게스트하우스에서 최근 강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게스트하우스에 투숙한 여성 관광객을 대상으로 강력사건이 발생해 수사에 착수했다. 본보가 단독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도내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지 한달도 안돼 또 다시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20대 여성 관광객을 성폭행하려다 상처를 입힌 혐의(강간치상)로 관광차 방문한 20대 소방관 L씨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L씨는 지난 11일 오후 10시 30분쯤 제주시 구좌읍의 한 게스트하우스에 투숙하던 20대 여성 관광객을 인근 해변에서 성폭행하려다 찰과상을 입힌 혐의다. 피해자가 투숙했던 게스트하우스는 지난달 살인사건이 발생한 곳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드러나 제주관광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게스트하우스에 투숙한 여성 관광객을 표적으로 발생한 올해 두번째 강력사건이다. 앞서 지난달 11일 제주시 구좌읍의 또 다른 게스트하우스에 묵었던 20대 여성 관광객이 관리인에 의해 살해된 채 발견돼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게스트하우스가 마치 범죄의 온상으로 비쳐지기에 충분하다. 이들 사건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측면이 없지 않다. 게스트하우스가 숙박 목적이 아닌 젊은 남녀가 모여 과도한 음주문화를 조장하는 분위기와 이를 이용한 업주들의 상술 등이 다분히 깔려 있어서다. 두 사건 모두 게스트하우스에서 벌어진 '음주파티'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제주에 게스트하우스가 많이 들어선 것은 관광객이 크게 증가하면서다. 수년전부터 곳곳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그러다보니 게스트하우스가 범죄 취약지로 대두되기에 이른 것이다. 게스트하우스 살인사건 이후 제주도와 제주지방경찰청은 이달초 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양 기관은 게스트하우스를 대상으로 CCTV 설치 권장·지원, 음주파티 등 불법 영업행위 단속, 성범죄자 취업 여부 점검, 안전 인증제 도입 등을 대책으로 내놨다. 물론 당국의 대책도 좋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업주들부터 달라져야 한다. 지금처럼 업주들의 얄팍한 상술이 판친다면 게스트하우스에서의 강력범죄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결국엔 제주관광의 이미지까지 먹칠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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