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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터널 군불 때기에 제주도 "시기상조"
전남 실무진 해저터널 논의차 22일 제주 방문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 반영 노력하자" 제안
道 "제2공항·신공항 주력…현 단계선 부적절"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입력 : 2018. 02.23. 14:55:23
전라남도가 제주도에 제주-목포 해저터널을 함께 추진하자고 다시 제안했지만 제주도는 "아직은 논의할 시기가 아니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김정선 전라남도 건설도시국장 등 전남도청 실무진들은 지난 22일 제주도청을 방문해 서울-제주 고속철도 건설사업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 사업은 전라남도 목포와 제주 사이에 해저터널을 뚫어 서울에서 제주까지 167㎞에 이르는 구간을 고속철도를 잇는 것이다.

 제주-목포 해저터널 건설사업은 2010년 국토교통부가 한국교통연구원에 의뢰한 타당성 조사 용역에서 비용 대비 편익이 1.0에 못 미치는 0.84를 기록,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동안 논의가 중단됐었다.

그러나 전라남도는 용역 이후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급증했기 때문에 경제성을 다시 고려해 볼 필요가 있고, 폭설로 제주공항이 마비돼 고립되는 상황을 막으려면 제주-목포 해저터널이 필요하다며 다시 군불을 때고 있다. 앞서 전라남도는 대선을 앞둔 지난해 6월에도 제주를 찾아 제주-목포 해저터널에 대한 도내 여론을 살폈다.

 8개월만의 재방문에서 전라남도는 제주-목포 해저터널을 앞으로 수립될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2021∼2030년)에 반영되도록 서로 보조를 맞추자는 제안도 제주도에 했다.

 그러나 제주도는 제주-목포 해저터널은 시기 상조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정훈 제주자치도 교통항공국장은 "(현재 추진중인 국책사업인)제2공항과 제주 신항만 건설에 주력해야지 또 다른 국책사업을 논의하는 것은 힘들 것 같다는 의사를 전했다"면서 "또 민선 6기 도정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현 도정이 제주-목포 해저터널에 대해 논의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전라남도 측에 말했다"고 전했다.

또 오 국장은 "가뜩이나 제주에 다니는 차량이 크게 늘어 났는 데 여기에 고속철도까지 들어서면 사회적 문제가 더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 2016년 12월22일 제주-목포 해저터널 건설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가 제주도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자 해저터널에 대한 내용은 빼고, 호남고속철도 조기 완공 내용만 결의안에 넣는 것으로 안건을 번복하기도 했다. 당시 제주도는 국회에 '제2공항을 추진하는 마당에 해저터널 건설사업이 진행되면 제주도의 관광발전이 후퇴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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