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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주택 남아도는데 월세·사글세 전전하는 현실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입력 : 2017. 05.03. 00:00:00
제주도내 10가구중 4가구가 월세나 사글세를 전전하는 집 없는 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급등에다 전세값마저 뛰어오르면서 경제적 부담을 감당할 수 없는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은 갈수록 힘겨운 것이 현실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빈부 격차 심화에다 주거 양극화까지 더해지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호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도내 22만 가구 중 자기 집을 갖고 있는 비중은 58.3%로 2010년보다 1.8%p 늘어나는데 그쳤다. 반면에 남의 집에 사는 무주택자는 41.7%에 달한다는 통계다. 자가 다음으로는 월세가 18.4%, 사글세가 10.7%였다. 2010년과 비교하면 월세는 5.8%p 늘고, 사글세 비중은 6.6%p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전세 비중은 5.8%에서 3.3%로 2.5%p 줄었다. 지난 5년간 월세 비중이 사글세를 추월하고 전세 비중이 줄어든데는 무엇보다 집값 급등에 따른 전세값 인상과 저금리 기조에다 1인 가구의 증가 등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주거 양극화 현상이 제주지역에서도 점차 심화되고 있는 것은 우려스럽다. 전세, 월세를 전전해야 하는 서민들은 주택이 남아도는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 그림의 떡이라는 것이다. 지금 제주도내 주택시장은 부동산 열기가 가라앉으면서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미분양 주택이 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지난 3월말 기준 도내 미분양 주택 수는 735호로 2012년 2월(954호) 이후 최대 규모일 정도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제주시는 주택도시보증공사에 의해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수요에 비해 공급 물량이 넘쳐난 때문이다.

주택시장이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 현상을 보이는 한편에선 주거 양극화가 심화되는 현실은 결코 정상적이지 않다. 그만큼 해법 마련이 단순하지가 않다. 주거 양극화는 주거 불안으로 이어지고 결국 주거 빈곤층을 양산시키게 된다. 제주도로서는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주택정책을 접근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무주택 서민들이 팍팍한 삶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하루빨리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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