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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 확보했지만… 석주명 기념사업 '더딘 걸음'

서귀포시, 지난 2월 제주대와 토지 맞교환 마무리
기본계획 수립 안돼… "의견 수렴해 5월 내 확정"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입력 : 2017. 03.16. 18:01:08
'나비 박사' 석주명의 기념사업 부지를 놓고 서귀포시와 제주대가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그동안 난항을 겪던 기념사업이 걸음을 떼게 됐다. 하지만 이와 연계돼 추진되는 '영천동 농촌 중심지 활성화 사업'의 기본계획이 여전히 수립되지 않으면서 사업이 가시화되는 데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서귀포시와 제주대학교는 지난 2월 석주명 기념사업 부지 맞교환 절차를 마무리했다. 서귀포시가 지난해 5월 산림조합중앙회와 석주명 기념관 건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서귀포시는 제주대 아열대농업생명과학연구소(서귀포 토평동 소재) 내 부지 1만2624㎡를 확보하게 됐다. 이는 연구소 전체 면적(5만9817㎡)의 21%가 넘는 규모로 일제시대에 지어진 연구실, 유리온실 등이 포함됐다. 제주대학교는 이를 넘겨주는 대신에 대학 후문과 인접한 토지 약 5만여㎡를 받았다. 이는 서귀포시가 제주대와의 맞교환을 위해 산림조합중앙회로부터 사들인 토지다.

석주명 기념사업 부지가 확보되면서 그동안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던 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서귀포시가 2015년 3월 '석주명 기념관 건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지 2년만이다. 추진위는 석주명의 자취가 남아 있는 제주대 아열대연구소를 최적의 장소로 꼽았지만 제주대는 연구시설 부지 감소 등의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했었다.

가장 큰 난관이던 부지 확보 문제를 넘었지만 갈 길은 멀다. 서귀포시는 2014년 농림축산식품부 공모 사업으로 선정된 영천동 농촌 중심지 활성화 사업과 연계해 석주명 기념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하지만 사업의 기본계획은 오는 4~5월에야 수립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서귀포시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58억원(국비 40억원·지방비 18억원)을 투입해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석주명 기념사업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나머지 절차가 사실상 멈췄었다.

서귀포시는 조만간 사업의 기본계획을 수립한 뒤 올해 12월까지 실시설계용역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어 내년부터 2019년까지 석주명 연구소 내부를 리모델링하고 공원 조성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아직 기본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기념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오는 5월 안에는 기본계획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석주명(1908~1950)은 1943년부터 1945년까지 2년여간 경성제국대학 생약연구소(현 제주대 아열대연구소 위치) 제주도 시험장에 근무했으며 이후 '제주도 방언집', '제주도 문헌집' 등 총 6권의 제주도 총서를 펴냈다. 연구 범위도 제주의 인구, 문헌, 사투리, 곤충, 민속 등으로 폭넓었다. 이에 '제주학의 선구자'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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