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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바로알기]'피부 건선' 환자들 우울·자살 충동
"따가운 외부 시선에 자살 충동 43%"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입력 : 2016. 10.21. 00:00:00

각 부위별 건선 증상. 왼쪽부터 등, 배, 팔. 사진=제주대학교병원 제공

피부 건선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치료비'와 '사회적 편견'으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같은 결과는 지난 19일 대한건선협회 '선이나라'가 세계 건선의 날(10월 29일)을 맞아 건선 환자 467명을 대상으로 실시,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다.

조사 결과 건선 환우들이 질환 자체로 인한 고통 이외에도 질환을 치료하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겪는 경제적, 정신적 고통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3명 중 2명꼴인 77.6%가 현재의 건선 치료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고, 치료비 부담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거나 포기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58%에 달했다.

사회활동에도 타격이 커, 41%가 건선 때문에 취직 실패, 업무상 불이익, 실직 등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겉으로 드러나는 병변으로 일상생활이 힘들고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우울감을 느끼는 환자가 82%, 자살 충동을 느낀 경우도 43%로 정신적 영향도 심각함을 보여줬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건선 환자는 질환의 중증도를 환부의 크기(경증 - 병변 2% 이하, 중등증 - 3~10% 미만, 중증 10% 이상)를 기준으로 자가 평가했으며, 응답자 중 20.5%가 경증, 31.2%가 중등증, 44.5%가 중증 건선을 앓고 있다고 응답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7.6%가 현재의 건선 치료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고, 치료비 부담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거나 포기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58%에 달했다.

절반 이상(51%)이 현재 자신이 받고 있는 치료가 불만족스럽다고 답했으며, 치료의 장애요인으로는 치료에 대한 불확실성(50.3%)에 이어 치료비 부담(30.5%)을 가장 많이 들었다.

건선 환자들은 질환 치료뿐 아니라 피부가 거북이 등처럼 갈라지고 각질이 떨어지는 외형적인 변화로 인해 일상생활 및 사회생활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선이 전염되지 않는 전신성 자가면역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질환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가 부족하고, 피부병의 특성상 타인에게 옮긴다는 선입견이 만연하기 때문이다. 건선 때문에 이성친구를 사귀거나 결혼에 지장이 있다는 응답이 61%로 나타났으며, 하고 싶은 일이나 꿈을 포기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71%였다.

특히 질환 때문에 경제활동에 받는 타격도 심각했다. 41%가 건선으로 인해 취직에 실패하거나 직장에서 불이익(승진/주요 업무 제외), 실직 등을 경험했으며, 33%는 직장/학교에서 악의적인 비방이나 따돌림 대상이 되기도 했다.

더불어 건선 증상 중의 하나인 외적으로 드러나는 병변은 환자들을 사회적으로 고립시키는 낙인이 된다. 많은 환자들이 타인의 혐오어린 시선, 공공장소 입장이나 접촉 거부 등을 빈번하게 겪는다.

이러한 사회적 고립과 스트레스는 환자들의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쳐, 많은 환자들이 자존감 저하, 대인 기피, 우울 및 불안 장애 등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도 질환으로 인해 우울감을 느낀다는 환자가 82%, 심지어 자살 충동까지 느낀 적이 있다는 환자가 절반에 가까운 43%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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