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제주올레길 20코스가 시작되는 김녕 서포구에서 성세기해변까지 이어지는 길에는 젊은 작가들이 작업한 금속공예 벽화 29점이 설치돼 있다. 사진은 김선영의 ‘블라섬 웨이브’(Blossom Wave). 사진=김지은기자 마을 해안가 벽화에 우리네 삶이 오롯이 젊은 작가들, 마을 재생 프로젝트에 협심 김녕·제주 등 주제 금속공예 벽화 설치 한 눈에 봐도 버거워 보인다. 해녀가 등에 짊어진 테왁의 무게가 삶의 그것을 닮은 듯했다. 그러나 테왁이 지나는 길로 뚝뚝 꽃잎이 떨어진다. 그 옆에는 이런 글귀가 붙었다. '내 어깨와 세월에 지고 온 것은 꽃이었더라.' 철을 다듬어 해녀를 그려낸 김선영 금속공예작가는 이렇게 남겼다. "해녀들이 한 평생 건져올린 것은, 그들이 바다에 남겨둔 건 꽃 같은 청춘과 같다." 김 작가의 이 작품은 제주시 동쪽 해안마을인 김녕리 담벼락에 남았다. 김녕마을 어귀에는 'GNG 아트 빌리지-고장 난 길'이라는 이름이 달렸다. 고장 난 길은 제주어로 '꽃이 피어있는 길'을 뜻하고, GNG는 마을 이름인 '김녕(GimNyeonG)'에서 철자를 따왔다. 김녕금속공예벽화마을을 부르는 말이다. 김녕마을이 시작되는 제주올레길 20코스 시작점에서 성세기해변까지.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3㎞ 남짓의 길에는 김 작가의 작품처럼 금속공예 벽화 29점이 자리했다. '지붕 없는 미술관'이다. 마을 재생 프로젝트에 젊은 작가들이 힘을 모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김녕리는 다채로운 자원을 가지고 있어요. 에메랄드빛의 아름다운 해변과 풍부한 바다 자원, 역사적 존귀함을 가진 해녀, 이들 모두가 제주의 역사와 미래를 있게 한 김녕의 다양한 모습이죠. 그러나 정주성이 상실되고 점차 고령마을로 변해가는 현실을 보면서 김녕의 가치를 일깨우고 싶었습니다." 마음이 통했을까. 소셜미디어를 통해 프로젝트 기획 의도를 공유한 작가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금속공예 작가와 각 분야 디자이너 18명이 모였고, 1차 프로젝트를 완성해 지난해부터 선보이고 있다. 화려하지 않아서 더 좋다. ‘고장 난 길’을 걷다 보면 이런 생각이 문뜩 든다. 수많은 색이 엉켜 만들어진 벽화가 사람들의 시선을 뺏는다면 동과 철로 작업된 금속공예 벽화는 마을 사람들의 삶 속에 조용히 녹아든다. 김녕리 앞바다의 푸른빛과도, 마을 안길에 이어지는 검은 돌담과도 어울림이 어색하지 않다. ![]() 이현정의 ‘칸타빌레’(Cantabile) 숨은 그림을 찾듯 벽화를 쫓으면 마을 사람들의 삶도 엿보인다. 특히 김녕 바다를 일구며 살아온 해녀의 인생이 마을길에 새겨진 듯 남았다. 남 대표의 'Wonder HaeNyeo'(원더 해녀)라는 작품도 그렇다. 그는 해녀를 원더우먼과 같게 바라봤다. ![]() 남현경의 ‘원더 해녀’(Wonder HaeNyeo) 김녕금속공예벽화마을은 올레길 20코스의 일부이기도 하고, 김녕·월정 지질 트레일 구간이기도 하다. 그만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김녕서포구에서 성세기해변까지 펼쳐지는 바다 풍경은 올 여름 더위에 지친 몸을 시원하게 식혀준다. ![]()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