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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빠지다
[제주愛 빠지다](11)제주예술동행 '바당1미터 음악회'
한 달에 한 번 음악으로 마음 나눠
채해원 기자 seawon@ihalla.com
입력 : 2016. 08.19. 00:00:00
제주예술동행은 음악을 통해 제주에 정착한 이주민, 제주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토착민 모두에게 위로를 건네고 있다.

석양이 바다에 걸릴 쯤 시작된 기타 연주. 잔디 밭에 앉아 바다를 보며 음악을 듣는 그 순간은 너무 행복했다. 최한정(52) 대표는 이 행복을 주변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에 뮤지션을 섭외하고 마을주민들을 초대했다. 그렇게 2014년 봄 '바당1미터 음악회'가 시작됐다. 최 대표는 무료음악회를 지속적으로 열고자 비영리단체법인 '제주예술동행'도 설립했다. 지난해와 올해엔 제주도 정착주민단체 지원사업으로 선정돼 음악회에 필요한 자금 일부를 지원받았다.

공연은 바당1M카페가 있던 자리에서 열리고 있다.

해안도로인만큼 관광객이 많이 있을 것 같지만 주 관객은 마을에 사는 '이웃'이다. 오는 손님을 마다하진 않지만 이웃들을 위해 준비한 공연이다. 나름의 사연을 안고 제주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노래로 위안을 받고, 그 과정 속에 서로가 이웃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문화예술을 '생(Live)'으로 소비하기 쉽지 않은 제주에서 건네는 특이한 방식의 위로다.

첫 공연부터 지금까지 재즈, 살사, 탱고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18회 연주됐다. 공연 주기는 변동적이지만 '수요일 오후 7시'는 고정이다. 비행기 삯이 가장 싼 요일이고, 석양이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매주 수요일은 관광객이 적어 주변 게스트하우스 중에 쉬는 곳이 많다. 굉장히 현실적이지만 낭만과 배려가 녹아있다.

뮤지션은 제주예술동행 이사로 있는 두 후배가 섭외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모집한다. 올해엔 육지의 30명의 뮤지션이 신청했다. 뮤지션들의 시간과 제주예술동행의 공연일정이 맞으면 대체로 공연은 성립된다. 오는 31일에도 19번째 '바당1미터 음악회'가 마련됐다. 이번 공연 장르는 퓨전국악이다. 매번 공연을 할 때마다 돌담 너머로 지나듯 공연을 보고 가는 '마을삼춘'들을 위해서다.

최 대표는 "드디어 어르신들께 할 도리를 하는 느낌"이라면서 "이번 공연은 마을 삼춘들이 많이 오실 것 같아 기대가 된다. 마을 사랑방인 이웃 할머니 댁에 가서 홍보도 하고 왔다"고 말했다. 이어 "제 진정성이 전달돼 음악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위로를 받고, 이웃 간 소통이 시작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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