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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건강보고서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Ⅵ] (14) 근감소증, 근감소성 비만
나이 들수록 근력운동·적절한 단백질 섭취 필요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입력 : 2016. 05.13. 00:00:00

나이가 들면 누구나 달라진 근육과 지방의 함량, 골격 왜곡 등에 의해 어느 정도 체형이 바뀌는 것을 느끼게 된다. 키가 줄어들거나 체중이 늘어나고 지방 비율이 높아진다. 근육의 크기가 줄어드는 근감소증과 함께 비만이 동반되는 근감소성 비만이 나타날 수 있다. 영화 '수상한 그녀'에서 칠순 할매 오말순(나문희)이 탱탱한 꽃처녀의 몸으로 돌아간 것을 알게 된 박씨(박인환)가 그녀와의 데이트를 위해 열심히 운동하고 있는 장면.

근육량 감소하면 신체활동·기초대사량 줄어
비만 유발로 당뇨·고지혈 등 각종 질환 발병
저항성 운동은 비만해소 효과적인 중재 요법


나이가 들면서 남녀 모두 체성분의 변화가 나타난다. 대부분 사람들은 달라진 근육과 지방의 함량, 골격 왜곡 등에 의해 체형이 바뀌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근육량과 근력의 감소는 40대부터 시작되는데 매 10년마다 약 8%씩 감소하다가 70대가 되면 10년간 감소율이 15%로 증가한다. 반면 복강내 지방과 근육내 지방, 간 지방 등의 총 지방량은 증가한다. 체중이 일정하게 유지돼도 연령증가에 따라 근육량이 감소하고 지방량은 증가하게 되는 것이 특징적이다. 이처럼 연령이 증가하면서 근육조직은 점점 소실되고, 그 결과 근육의 크기가 줄고 힘이 저하되는 상태를 근감소증(sarcopenia)이라고 하고, 근감소증과 비만이 동반되는 경우를 근감소성 비만(sarcopenic obesity)이라고 한다. 일부에서는 '나잇살'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도 있다. 제주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문지현 교수의 협조로 근감소증과 근감소성 비만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 원인

연령 증가에 따른 테스토스테론과 성장호르몬, 에스트로젠 등의 호르몬 분비의 저하와 염증유발 사이토카인의 변화가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운동량의 감소와 단백질 섭취의 감소가 원인이 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65세 이상 남녀 50%가 한국인 영양섭취 기준 미만으로 단백질을 섭취하고 있다. 또 근감소증은 분자 생물학적으로도 다양한 경로가 연관돼 있으나 아직 그 병태 생리는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진단

문지현 교수

근육량 평가를 위해서는 이중 에너지 방사선 흡수계측기(dual energy X-ray absorptiometry, DXA)로 사지 골격근육을 측정하거나 생체전기저항법(bioelectrical impedance analysis, BIA)으로 총 근육량을 측정한다. 또 낮은 근육량 외에도 감소된 근육기능 즉, 근력이나 수행능력 중 어느 한 가지의 감소가 있어야 근감소증을 진단할 수 있다.

그런데 근력은 주로 악력측정이나 무릎을 굽히거나 피는 힘을 측정하고, 수행능력은 의자에 앉았다 일어서기, 걸음속도 등을 측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근감소증의 유병률은 연구마다 다른데 대략 남자가 15~35%, 여성은 20~41%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 임상적 의의

정상 신체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근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근육량이 감소하면 신체 활동이 줄어들게 되고, 기초대사량도 줄임으로써 체지방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게 된다. 결국 비만과 내장 비만을 유발하는데 이러한 변화는 인슐린 저항성과 2형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뿐 아니라 심근경색등의 심혈관질환과 관계가 있다. 이와 함께 근육량이 감소된 노인은 거동 능력이 저하되고, 일상활동 수행 기능 및 독립적 생활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근육량 감소는 골밀도와도 관련돼 근육량이 적을 경우 골감소증이나 골다공증에 이환돼 추후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낮은 근육량은 사망률과도 연관돼 있는데, 특히 근력이 떨어진 경우에는 사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치료·예방

근감소증 비만의 치료에는 체지방 감소 뿐만 아니라 근력과 근육의 기능 및 근육량의 유지와 증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현재 근감소성 비만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근감소증을 가진 노인을 대상으로 호르몬 대치요법(테스토스테론 및 성장호르몬)을 실시한 연구가 발표됐으나 결과가 일관되게 나타나지 않았다. 게다가 호르몬 대치요법이 이론적으로 가능해 보이지만 다른 조직에 대한 영향과 병적인 증대가 가져올 수 있는 위험으로 인해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저항성 운동(resistance exercise)은 근감소성 비만을 해결해 줄 가장 효과적이면서 적절한 중재 요법으로 보이는데, 90세 이상의 고령 환자와 허약자에게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실시될 수 있다고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내장 지방의 감소와 근육량과 근력을 같이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과 저항성 운동을 병행하는 복합 운동(combined exercise)이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먼저 준비운동으로 5분에서 10분 정도 천천히 걷기나 스트레칭을 한다. 이후 1~2㎏ 정도의 무게를 지니는 캔이나 아령으로 저항운동을 시작하며, 1세트당 10~15회 정도를 시행하고 피로를 느끼지 않을 정도로 한다. 일주일에 3회 정도를 시행하는 것이 추천된다. 더불어 균형, 유연성 운동도 같이 시행할 필요가 있다. 한 쪽 발로 서 있는 것을 반복적으로 하면 안정성이 증가하고 낙상의 위험이 감소한다. 정리 운동 역시 준비 운동과 동일하게 시행한다. 중간 정도의 강도를 지니는 활동으로는 빨리 걷기, 자전거 타기 등으로 30분 정도 시행한다.

식사요법으로는 적절한 단백질 섭취가 필요한데, 저항성 운동 없이 고단백 식사로 근육량의 유지 및 증가를 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만한 노인 환자에서 칼로리 제한식을 하는 동안에 적절한 단백질 섭취는 근육량 유지에 필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지현 교수는 "빠르게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노화에 따른 체성분의 변화를 예방하거나 최소화하고, 근감소증과 근감소성 비만을 초기에 발견, 적극적으로 치료해 노인의 건강한 삶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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