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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제주왕벚나무 세계화 움직임에 주목한다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입력 : 2016. 03.25. 00:00:00
벚꽃의 계절이다. 그 중에서도 왕벚꽃은 단연 으뜸이다. 왕벚나무의 고향은 제주 한라산이다. 그동안 숱하게 제기됐던 일본 오오시마 섬 자생설, 잡종기원설, 이즈반도 발생설, 제주도 자생설 중 제주도 자생설은 정설로 굳어졌다. 한라산에서 왕벚을 비롯한 자생 벚꽃을 감상하기에 최적인 곳은 국립공원 관음사지구다. 지난해 4월 국립산림과학원과 제주특별자치도, 한국식물분류학회가 왕벚나무 '기준어미나무' 명명식을 이곳에서 가진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4월이면 관음사지구는 만개한 벚꽃 물결이 장관을 이룬다. 도심 왕벚나무가 한결같이 도입품종 일색인데 비해 한라산은 위도와 벚나무 종류에 따라 개화 스펙트럼도 다양하다. 벚나무류는 우리나라에 20여종이 분포하며 제주에는 왕벚나무와 올벚나무 등 13종이 보고돼 있다. 그동안 신종도 여럿 확인됐다.

제주가 세계 유일의 자생지로서 제주산 왕벚나무의 자원화와 세계화를 촉진시키기 위한 전방위 움직임이 일고 있어 주목할만 하다. 국립산림과학원을 중심으로 정부 차원의 양묘시설 확대와 대규모 왕벚나무 단지 조성사업이 본격화됐다. 내달 8일 제주시가 주최하는 왕벚나무 심포지엄의 주제도 '세계화 어떻게 할 것인가'다. 심포지엄에는 산림과학원 김찬수 박사와 성균관대 김승철 교수, 강원대 정은주 교수 등 왕벚나무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들이 함께 한다. 정 교수는 얼마전까지 미국 농무부 농업연구소에서 왕벚나무를 연구해온 학자로 주목을 받는다.

내달 4일 대구 가톨릭대학교에서는 1908년 제주 왕벚나무를 세상에 처음 알린 프랑스인 사제 타케 신부를 조명하는 '타케의 왕벚나무 통합생태론' 컨퍼런스가 열린다. 제주지역 가톨릭계에서도 타케 신부 재조명과 기념사업을 위한 공론화가 진행중이다. 제주학연구센터는 제주학의 선구자로서 타케의 식물학적 업적에 대한 자료의 집적과 재조명사업을 검토중이다.

전문가들은 "논쟁의 여지없이 제주도가 유일한 왕벚나무의 자생지"라고 단언한다. 이젠 해묵은 자생지 논쟁에서 벗어나 왕벚나무의 유전자원 보존과 자원화, 세계화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또한 자생지의 위상에 걸맞는 왕벚 문화 조성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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