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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路 떠나다]절물자연휴양림
설경과 춘경 어우러져 독특한 풍취 가득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입력 : 2016. 02.19. 00:00:00

절물자연휴양림은 지금 곳곳에 녹지 않은 눈이 남아 있어 설경과 춘경이 어우러진 독특한 풍취를 느낄 수 있다. 사진은 설 연휴를 직전의 휴양림 모습. 사진=절물생태관리사무소 제공

아름드리 삼나무숲 산림욕 인기
오름 등산로·트레킹코스도 갖춰

긴 설 연휴가 지나니 제주섬 곳곳에서 꿈틀대는 봄기운을 느낄 수 있다. 중산간에 쌓였던 눈이 녹아 하천으로 흐르고, 그 물이 다시 흘러 해안에 이르는 길목에는 봄의 전령 복수초도 피어났다. 오늘이 바로 눈이 녹아 물이 된다는 '우수'다. 하지만 한라산은 여전히 눈꽃 세상이다. 지금 제주는 흰 눈과 노란 꽃이 공존하는 겨울과 봄의 경계에서 독특한 풍취를 만들어내고 있다.

제주시 절물자연휴양림도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휴양림 곳곳에는 아직 녹지 않은 눈이 쌓여 있다. 그러나 휴양림 한복판의 인공연못에는 작은 인공폭포가 큰 물줄기를 뿜어내면서 제법 우렁찬 소리로 봄을 알리고 있다. 그 소리에 깬 잉어들이 헤엄쳐다니고 연못가의 수선화도 새순을 내밀었다. 아름드리 삼나무 숲 속에서 설경과 춘경을 함께 감상하며 남다른 제주 숲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1997년 개장한 절물자연휴양림은 총 300㏊의 광활한 면적에 40~45년생 삼나무가 수림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인공과 자연이 어우러진 숲이다. 1970년대 초 3~4년생 어린나무를 1.8m 간격으로 심은 삼나무는 이제 간벌을 해야 할 만큼 웃자랐다. 해서 겨울엔 바람을 막아주고 여름엔 그늘을 만들어주는 이곳은 사철 휴양지로 손색이 없다.

이곳에는 모두 휴양림 입구에서 출발하는 4개의 정규 산책코스가 있다. 1코스는 입구-잔디광장-연못-약수터-생이소리질-분수대로 이어지는 1.7㎞ 산책길이다. 2코스는 입구-잔디광장-연못-약수터-숲속의 집-분수대까지의 1.5㎞ 거리다. 3코스는 입구-물 흐르는 산책로-연못-약수터-생이소리질-분수대까지 1.3㎞ 길이다. 이들 코스보다 조금 긴 산책로가 2.4㎞ 길이의 반기문산책로다. 이밖에 건강산책로와 삼울길, 만남의 길 등 다양한 산책로를 갖추고 있다. 모두 완만하고 경사도 낮아 노약자나 어린이, 장애인이 이용하기에도 무난한 편이다.

조금 더 걷고 싶다면 절물오름 등산로를 이용하면 된다. 해발 697m의 오름이지만 비고는 147m여서 넉넉잡고 1시간 정도면 왕복할 수 있다. 등산로 정상 말발굽형 분화구에 설치된 전망대에서는 날이 좋으면 동쪽으로 성산일출봉, 서쪽으로 비양도, 북쪽으로 제주시 전경과 추자도까지 제주도의 절반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트레킹코스로는 삼나무와 편백나무 조림지에 조성한 장생의숲길(11.1㎞)과 숫모르편백숲길(8㎞)에 도전해볼 수도 있다.

지난 여름 한라산 탐방로의 먹는샘물이 모두 사용 중지됐다. 정확한 원인이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제주도수자원본부는 노루 등 야생동물의 배설물이나 썩은 낙엽 등이 유입됐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그런데 수자원본부가 제주도에서 공동시설로 관리 중인 먹는샘물은 한라산 말고도 하나가 더 있다. 바로 절물자연휴양림이의 절물약수터다. 유일하게 오염되지 않은데다 아무리 날이 가물어도 결코 마르지 않고 신경통과 위장병에 특효가 있다고 해 많은 이들이 즐겨찾는다.

휴양림을 더 즐기고 싶다면 숙박시설을 이용해도 좋다. 절물자연휴양림은 4인실부터 6인실, 8인실, 11인실까지 다양한 크기의 숙소를 갖추고 있다.

절물자연휴양림은 겨울내 중단했던 숲 해설과 목공예 체험 프로그램도 이번주부터 시작했다. 숲 해설 프로그램은 숲 해설사와 동행하면서 절물자연휴양림에 자생하는 동·식물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숲 해설은 매일 2회 운영되며, 절물자연휴양림 홈페이지(jeolmul.jejusi.go.kr)를 통해 예약하거나,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까지 현장에 도착하면 된다. 목공예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숲에서 나오는 나뭇가지와 잎, 솔방울 등의 자연부산물을 이용해 나무 목걸이와 열쇠고리 등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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