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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빠지다
[제주愛 빠지다]최미주 풀잎문화센터 제주지부장
"'육지사람' 선입견, 먼저 다가가 인사"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입력 : 2016. 01.07. 21:00:00

제주시 노형동에서 제주풀잎문화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최미주씨. 오은지기자

언니가족 따라 제주행 결심
제2인생 살게 한 전환점 돼

제주에 정착한지 5년. 이쯤 되니 제주어(제주 사투리)를 말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느끼는 그녀다. "그런데 주변에선 제가 말하는 제주어가 어색하다네요"라며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런 귀여운(?) 고민을 하고 있는 주인공은 최미주(45) 풀잎문화센터 제주지부장이다. 그녀의 가족은 먼저 제주에 정착한 언니네 가족을 따라 2010년 12월 제주로 이사를 왔다. 결혼 후에도 믿고 따르던 언니의 "제주에 오라"는 한 마디에 아무런 고민 없이 선택한 제주행. 하지만 그 선택은 최씨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서울에서 리본아트 등 다양한 수공예 자격증을 취득한 바 있는 최씨는 그 재능을 살려 현재 제주시 노형동에서 제주풀잎문화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처음엔 제주이주민들의 호응에 힘입어, 지금은 조금씩 제주사람들의 관심 속에 센터는 나름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씨는 "이 일을 하려고 제주에 온 것은 아니었는데 이 일을 하게 된 계기가 됐다"며 제주에서 즐기는 제2의 인생에 만족감을 표했다.

두 딸의 삶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최씨는 "처음엔 아는 친구도 없고 사투리도 배워야했는데 다행히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적응을 너무 잘했다"며 "저도 느끼는 부분이지만 보다 여유로워졌음을 아이들도 느끼는 것 같았다"고 했다. 아이들이 제주에서 얻은 '여유'는 서울에서처럼 똑같이 단원평가를 봐도 점수에 연연하지 않게 했고 그러다보니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게 했다.

최씨도 제주가 준 선물같은 여유를 만끽했다. 한 번 여행 온 적도 없는 제주에 살게 되면서 주말이면 가족과 한라산과 오름 등 제주 곳곳을 둘러봤다. 몇십분만 가면 마음껏 바다와 산에 갈 수 있는, 역시 제주였다.

자연환경 적응은 빨랐지만 인간관계 적응은 조금 힘이 들었다. 최씨는 "아이를 키우다 보니 학원 등 교육정보 공유가 절실했지만 처음엔 '육지사람'이라는 인식때문인지 마음을 잘 주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며 마음고생했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하지만 지금은 몇년째 이어진 '엄마 반모임' 멤버다.

최씨는 "제가 먼저 다가갔더니 마음을 열어주시더라"며 "사투리도 가끔 써 주고, 제주도 사람들과 융화될 수 있다는 모습을 먼저 보여주는 것이 '육지사람'이라는 선입견을 깨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후배 제주이주민들에게 조언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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