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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한라문예 詩調 당선작] 역광의 길
고혜영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입력 : 2016. 01.04. 00:00:00
 때 되면 자리를 비우는 가을 숲이 사람들 같다

 헛헛한 밑둥치에 한 잎 두 잎 내리는 가을

 뒤따라 내려온 햇살에 눈물겨워 오는 길

 

 올가을 내 안의 숲에도 가지들을 비워야지

 방울방울 산의 열매 아껴먹던 새들조차

 나직한 날갯짓으로 찡찡 울며 나는 길

 

 붉은 것은 붉은 대로 노란 것은 노랑대로

 떠나갈 무렵 해서 제 속내 다 드러낸 길

 빨간색 화살표 하나가 역광 속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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