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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빠지다
[제주愛 빠지다] 삼양동주민센터 박소영 씨
"제주공무원 제역할 다하고 싶어"
최태경 기자 tkchoi@ihalla.com
입력 : 2015. 12.18. 00:00:00

인사교류를 통해 제주에 정착, 제주시 삼양동주민센터에 근무하는 박소영씨.

자녀들에 좋은 환경 주기 위해
인사교류 통해 1년전 제주 정착

지역주민 정서 이해하는게 중요


삭막한 도시를 떠나 제주에 정착하려는 이주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개개인마다 다양한 동기와 목적을 갖고 있지만, 자녀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자라날 수 있도록 제주행을 택하는 부모들도 상당하다.

제주시 삼양동주민센터에 근무하고 있는 박소영(37)씨. 지난해 초까지 공무원 부부로 서울생활을 하다 지금은 남편과 6살 아들, 4살 딸아이와 함께 제주에 정착했다.

"원래부터 제주도를 좋아했죠. 시간이 날때마다 제주로 여행을 올 정도였는데, 결혼 후 아이들을 낳고 양육을 하면서부터 제주 정착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제주정착을 실행에 옮기기까지는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부부가 모두 공무원이었기 때문에 인사교류 대상자를 찾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요즘 제주이주가 붐이라고 할 수 있어요. 공무원들 중에도 제주도로 이주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아요. 제주에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는 분들도 있지만, 우리처럼 공무원들은 인사교류를 통해서 제주로 발령을 받고 직장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죠."

기다림 끝에 지난해 5월 제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그녀는 제주시로, 남편은 제주대학교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지역주민들이 매우 적극적으로 동 행정에 참여하는 것을 보고 어찌보면 당연한 것인데도 좀 놀랐어요. 서울시에서 근무할 때만 해도 현실적인 이유 등으로 민원을 보러오는 주민들 외에는 지역주민들 얼굴을 보기가 힘들죠. 주민들의 참여가 필요한 경우에도 저조한 참여율로 진행조차 못하는 일도 부지기수인데, 제주도는 민관 협력, 자치 등의 가치가 중시되는 요즘 추세를 반영하듯 굉장히 역동적인 것 같아요."

1년이 넘는 제주살이. 다른 정착주민들처럼 그녀의 가족들도 애로사항은 있다. 부부가 맞벌이인 상황에서 제주에 연고가 없다보니 아이들이 아플 때 등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때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기 때문이다. 또 가끔은 고향에 있는 가족들과 친구들이 보고싶을 때 느끼는 향수병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새로운 삶이 주는 기쁨과 행복은 제주에서의 삶을 이어가는 힘이 되고 있다.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직장 동료 외에 사람들을 많이 사귀지 못했다는 그녀. 시간이 허락하는대로 동호회나 친목모임 등을 통해 제주사회에 제주인으로 녹아들 계획이다.

"제가 공무원이기 때문에 제주사람들, 제가 근무하는 지역의 주민들의 정서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제주에 정착해서 적응하지 못해 떠나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인데, 이런 간극을 좁히는 역할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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