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회관에서 모슬봉 방향으로 바라본 마을 전경(위)과 염전으로 사용하던 해안가 갈대밭에서 일과1리 방향으로 바라본 모습(아래). 옛 이름 '날외' '날대' 등 대정현 시절 유명한 염전 마을 서림유원지 '제주 3대 수원지' 밭농사 중심 1차산업 발전 젊은 농사꾼 공동체로 마을 상생… 행정 무관심 아쉬움 농촌·자연·전통문화 아우러진 관광 발전… 기대감 높아 향토연구가인 정성필(73) 어르신의 설명을 들어보면 더욱 구체적이다. "일염(日鹽)은 뜻 그대로 태양에 의해 건조응결된 것입니다. 소금은 태양의 열매라는 뜻으로 변화시켜 열매를 뜻하는 '외'로 '鹽'자를 바꿔 부르기 시작하면서 마을 이름을 날외라고 부르다가 온전한 한문으로 표기하려니 열매'果'를 붙여서 일과리가 됐다고 합니다." 바다와 태양이 해변에서 만나 소금 알갱이라는 곡식의 알곡과 같은 열매를 맺는다. 너무도 시적인 발상이다. 일과리는 '태양의 열매가 열리는 마을'이라는 뜻에서부터 시작됐다. 장수원 조간대와 잇닿은 일주도로 안쪽에 갈대밭으로 남아있는 곳이 염전 지대였다. 서림연대에 올라 바라본 일과1리 현무암 해변 풍경. 지금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일반인의 이용이 대부분 제한되고 있지만 일과1리에 속한 대수동 서림수원지는 제주의 3대 수원지의 하나로 꼽힌다. 가뭄 대비용 농업용수를 위해 수원지로 개발되기 전까지 하루에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양이 무려 2만 5000㎥였다고 하니 도대체 어떤 지질학적 특징이 이런 방대한 양의 물을 땅 속에서 솟아나게 하는 것일까. 유난히 지명에 물 이름이 많다. 구늪통, 능갱이물, 다지물, 서림물, 언물, 연듸못, 큰서림물 등. 서림수원지는 단순하게 자연의 혜택 정도로 지나갈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연구가 필요한 대목이다. 땅 속에 간직된 수자원에 대한 자료를 후대에게 전하기 위해서라도. 일과1리는 주민 수 535명 정도의 작은 마을에 속하지만 경제활동 측면에서 바라보면 밭농사를 중심으로 축산 농가를 비롯해 수산업 종사자까지 1차산업이 고르게 발전하고 있는 곳이다. 강승진 이장 문대혁(55) 어촌계장이 구축한 희망에서 일과1리의 밝은 미래를 본다. "해안가 경관을 발판으로 관광 관련 시설들을 마련한다면 방문객들에게 제공 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청정농수산물이 준비돼 있습니다. 마을 결속력을 에너지원으로 경쟁력 강한 마을로 성장할 것입니다." 일주도로에서 서림연대로 들어가는 능갯물 인근 시유지를 임대해준다면 도전의 날개를 펼치겠다는 포부였다. 작지만 강한 마을을 꿈꾸는 이면에는 다양성에 기반을 둔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태풍 때면 월파피해로 도로기능이 마비되는 장수원길. 남방식 고인돌 형식을 취하고 있는 지석묘(도지정 기념물 제2-42호). <공공미술가> <인터뷰 음성파일은 ihalla.com에서 청취 가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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