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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人터뷰]레지스 트렘블레이 美 감독
"제주를 알고 인생의 궤적이 바뀌었어요"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입력 : 2015. 08.17. 00:00:00
다큐멘터리 영화 '제주의 영혼들'로 인연
담지 못했던 미완의 이야기 차기작 촬영중


다큐멘터리 영화 '제주의 영혼들'을 만든 레지스 트렘블레이 감독이 최근 차기작을 위해 다시 강정을 찾았다. 이현숙기자

"제주를 알고 인생의 궤적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다큐멘터리 영화 '제주의 영혼들'(The Ghosts of Jeju)을 만든 레지스 트렘블레이 감독(70·미국)은 14일 강정 평화센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작에서 담아내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풀어낼 차기작을 위해 다시 강정으로 왔다.

이날 인터뷰에는 한국어 자막본을 제작한 평화활동가 조약골씨가 함께 했다. 트렘블레이 감독은 차기작으로 제주, 오키나와, 하와이, 괌, 마샬제도들의 군사주의 반대 싸움을 연결하는 '자정 3분 전'(가제) 촬영을 시작했다.

이 작품은 1년쯤 후에 완성할 계획으로 '섬 주민들의 저항'을 담는다. 이를 위해 마샬제도, 오키나와 등 세계 미군기지가 있는 섬을 찾아 촬영하게 된다.

'제주의 영혼들'은 제주의 아픈 현대사를 다루고 있다. 특히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지난해 '시카고 세계평화영화제'에서 '특별발굴상'을 수상했다. 현재 6개 국어로 번역이 되어 미국은 물론 제주, 일본, 대만,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지에서 상영되어 왔고 가는 곳마다 강정과 제주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특별발굴상'은 어떤 작품에 수여되는 것인지 궁금했다. 트렘블레이 감독은 "강정을 다녀간 뒤 워싱턴에서 4·3진압 관련 미군의 책임이 드러난 비밀문서를 찾아냈다. 당시 미군정이 4·3학살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영화제에서 이를 알게된 이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화제작으로 대두되면서 대상작 후보에 올랐고 결국 '특별발굴상'을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4·3당시 미군정의 책임을 알게 된 그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미국인으로서 화가 났다. 진실이 묻혀 있다는 것을 알았고 이것을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 이후 그는 전세계를 돌면서 '제주의 영혼들' 다큐를 함께 볼 것을 제안하고 있다.

영화는 제주 4·3사건으로부터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까지 제주의 아픈 현대사를 '미국의 제국주의적 성향과 공권력에 맞서 자결권을 외치는 사람들'이란 하나의 주제로 이어간다.

그는 "영화를 본 사람들은 지금 제주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관심을 갖고 궁금해했다. 제주 역사와 강정마을 사람들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전 세계가 들을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계속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트렘블레이 감독이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는 뭐였을까. "2012년 강정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8분 짜리 영화를 만들려고 강정마을에 왔다. 3주 동안 강정에 머무르면서 제주의 역사와 강정 마을 사람들의 평화적 저항에 감동을 받아 영화를 만들다보니 80분 영화가 되었다". 그는 "제주강정마을이 세계인에게 반전과 평화에 대한 상징마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마지막 대사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내가 생각하는 유일한 희망은 자각한 사람들이 깨어나 힘을 모으는 것이다." 70대 노장 독립영화감독의 인생의 궤적은 이미 달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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