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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빠지다
[제주愛 빠지다]송당 조경농원 대표 김인환씨
"제주에 외국어대학교 설립이 꿈"
서울 등서 명강사로 인기..동백농원으로 제2의 인생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입력 : 2015. 03.27. 00:00:00
김인환(69)씨는 47년간 영어교육의 외길을 걸어왔다. 김씨는 대구에서 라이크(LIKE) 외국어학원을 설립, 그만의 영어학습법을 고안해 학생들에게 가르쳐왔다. 또, 서울·대구·경북지역을 돌며 20년간 영어교사 연수를 담당해왔다. KBS, MBC 등에서 10년간 영어 방송 강사로도 활동해 왔다. 유명 영어강사였던 그가 제주에 오게 된 건 10여년 전, 인생의 절반 이상을 영어와 함께하며 간직해 온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그의 꿈은 제주도에 외국어대학교를 설립하는 것. 그렇게 그는 꿈을 안고 제주행을 택했다.

제주에 온 그는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 둥지를 틀었다. 외국어대학교를 설립하기 위해 송당리에 약 30만평의 학교부지도 마련했다. 하지만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았다. "그동안 영어를 가르쳐 모은 돈으로 제주도에 외국어대학교를 설립하려 했어요. 하지만 교육부 방침이 대학교 설립을 원하지 않아 당분간은 이루지 못하게 됐네요."

실망감이 컸지만 그는 제주에 남았다. 대신 평소에 관심이 많던 한·중FTA에 대응할 수 있는 농작물을 기르기로 결심했다. 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캄보디아·베트남·일본·중국을 둘러본 뒤 동백나무를 학교 부지로 마련한 땅에 심기 시작했다. 현재 그는 제주의 토종동백과 중국의 기름동백을 수입해 매년 250만~500만개의 씨앗을 심고 있으며 '송당 조경농원'을 운영하고 있다. 동백을 재배하면 할수록 그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동백을 재배하면서도 인근에 사는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그의 재능을 기부하기도 했다.

그는 또 다른 꿈이 생겼다. 대규모 동백공원을 조성하는 것이다. "서울·부산·대구의 가로수를 모두 합하면 약 150만 그루입니다. 어디든지 10만 그루의 나무만 일정한 간격으로 심어 20년이 되면 관광지가 됩니다. 매년 250만 그루의 동백나무를 수백년 기르면 제주가 동백나무로 유명한 섬이 될 거예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원스턴 처칠의 '네버 네버 네버, 네버 기브업(Never Never Never, Never Give-up:절대 절대 절대, 절대 포기하지 마라)'이라는 말처럼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제주살이 10여년에 접어든 그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주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 제주도민이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도 했다. 그는 제주로 이주하려는 사람들에게 조언의 말도 남겼다. "제주도의 기후, 땅, 환경을 잘 분석해 자신이 제주도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심사 숙고 한 후에 이주하길 바랍니다. 무작정 제주도로 이주를 해 게스트하우스나 커피숍 등과 같은 시설을 운영하는 것 보다는 평범한 일상생활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견해 제주에 도움을 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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