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봉 정상에서 바라본 우도와 일출봉(위), 그림같은 종달리 마을(아래). 동검은이·용눈이·지미봉 등 오름정상서 보는 경관 '으뜸' 조상 대대로 이어온 생업터전 마을소유 인정 않고 국유재산 패총·소금밭·자연자원 풍부…마을전체를 관광상품으로 주민들 다시 한 번 기지개 아름다운 종달리 포구. 오름을 지경으로 살피면 거미오름(동검은이)에서 시작하여 손지오름, 용눈이오름, 윤드리오름(은월봉)을 지나 시흥리와 반반 경계를 이루는 두산봉까지 내려와 바닷가와 가까운 지미봉에 이르기까지 길게 뻗어 내렸다. 어느 오름에서나 절경을 감상하게 된다. 그 중에서 용눈이오름과 지미봉은 단연 으뜸이다. 지금은 갈대만 무성한 옛 소금밭. 541세대 1252명의 주민들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마을공동체 발전을 위한 사업 추진이라고 했다. 답보상태다. 이유는 바닷가에 인접한 사업성 있는 토지들이 대부분 한국자산관리공사가 관리하고 있는 국유지라서 그렇다고 한다. 조상 대대로 종달리 주민들이 생업을 해온 바닷가 땅들이 국유지라는 명칭으로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활용 할 수 없게 되어있는 상황. 제주의 마을공동체문화와 괴리가 발생한 것이다. 특정한 개인 소유 땅이 아니면 '마을주민 전체가 공유하는 땅'이란 인식이 있어온 것이 사실이다. '종달리 바당'이라고 하면 물결치는 바닷물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바닷가 모든 해안선을 의미하는 것이 제주사람들의 보편적 생각이었으나 국가는 이 당연시 해온 문화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법과 행정을 가지고 역사적으로 보장되던 마을공동체의 행복추구권이 심각하게 박탈당한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김성익 이장 임정순(57) 부녀회장에게 100억이 주어지면 마을 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한 어떤 일을 하고 싶은 지 물었다. "공동주택을 지어서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가 있는 젊은 부부들에게 무상으로 임대하고 싶어요." 미래에 대한 걱정의 정점에 초등학교가 있다. 생명력이기 때문. 주민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는 "졸업해서 동창회를 하면 열 명은 모여야 할 것 아니냐?" 중학교를 가기 전에 다니는 학교가 아니라 인생을 함께 살아갈 친구들이 만나는 곳이라는 사려 깊은 생각이었다. 지미봉을 배경으로 자리잡은 종달초등학교 정문. 줄지은 오름에서부터 해변 자원까지 잠재력이 엄청난 곳임에는 틀림이 없다. 족쇄를 풀어줄 노력이 먼저다. 지역적 특성을 살리는 핵심 방안은 주민들이 가지고 있으니까. 가장 큰 문화적 자원은 소금밭의 역사다. 제주 소금 생산 1번지였던 그 전통방식은 무형문화재임이 분명하다. 충분히 자원화 가능한 일. 취락구조도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올레 동선을 지녔다. 이러한 풍부한 마을 자원을 관광산업과 연계하지 못하도록 국가가 옛날 전설 속의 고종달 역할을 하고 있는 형국을 떠올리게 되니 서글프다. <공공미술가> <인터뷰 음성파일은 ihalla.com에서 청취 가능>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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