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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내에는 용천수가 많아 예로부터 용천수를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어 발달해 왔다. 제주의 용천수는 그것이 용출하는 지점에 따라 해안 용천수, 중산간 용천수, 산간 용천수로 구별할 수 있다. 특히 해안지역에 집중돼 있는 용천수는 오늘날과 같이 도내 해안마을을 형성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하였다. 용천수의 이용 역사는 곧 '제주의 물의 역사'라 할 수 있다. 용천수는 상수도가 보급되기 전에 식수원뿐만 아니라 생활·농업·축산용수 등으로 활용하는 등 제주인의 생명수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그 만큼 제주에서는 용천수가 귀중한 생명수였다. 그런데 최근에 주민들의 무관심과 행정당국의 관리 소홀로 인해 많은 용천수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많은 용천수가 훼손되며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용천수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1999년 발표된 제주도의 한 조사에 따르면, 제주도 내 용천수 수는 총 911군데로 지역별로 보면 제주시가 540군데, 서귀포시가 371군데로 나타났다. 하지만 조사대상 911개소의 용천수 중 637개소는 보존상태가 양호한 반면, 274개소는 수량이 부족하거나 위치멸실 등 제대로 되어 있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어찌 보면 단순한 역사의 흐름으로 간주해 버릴 수도 있으나, 과거에 소중했던 생활역사의 한 부분을 우리 스스로 없애버리는 현실 때문에 가슴이 답답하다. 이러한 사실은 필자가 '제주특별자치도 용천수 활용 및 보전에 관한 조례'를 제정 추진하면서 전문가와의 간담회나 몇 개의 마을을 답사하면서 느낀 나름대로의 결론이다. 지금까지 용천수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훼손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하나는 중산간 지역의 지하수 개발로 인해 수량이 급속히 감소함은 물론이거니와 그나마 현재 용출하고 있는 물도 주변의 오염원에 완전히 노출되어 음용수로는 적합하지 않을 정도로 수질이 악화돼 있다. 다른 하나는 용천수가 위치한 주변에서 해안도로 건설, 항만 매립 등 대규모의 공사를 함으로써 용천수가 매립되거나 혹은 원래의 크기와 형태에서 더 축소되고 변형되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필자가 제정한 '제주특별자치도 용천수 활용 및 보전에 관한 조례'에 의거하여 제주지역에 산재된 용천수에 대한 기본관리계획을 수립하여 용천수를 보전하고 활용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 조례에는 911개소 이외에도 제주지역에서 아직까지 파악이 덜 된 용천수도 있을 것이므로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하여 용천수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하여 용천수의 분포에 대한 현황도를 작성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용천수의 수량과 수질변화 요인, 용천수의 가치 제고에 대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상수도가 보급되면서 용천수는 잊혀지고 있으며, 제주의 물 문화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용천수에 대한 잘못된 인식개선과 이를 통하여 체계적인 관리보전·가치제고를 위한 종합적인 대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본다. 그리고 활용 가능한 용천수인 경우 활용방안을 마련하고 전설이 서려 있는 용천수에 대해서는 스토리텔링하여 올레길 등 마을길과 연계한 생태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용천수 보전 행위를 결코 행정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제주도민을 비롯한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용천수는 제주인의 소중한 삶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하민철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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