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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는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드르르륵, 문이 열리면 떠올랐다 가라앉은 먼지들과 가볍게 부풀어 올랐을 세상의 호들갑이 풀어진 끈을 갈고리처럼 엮어 꽉 조여 맨다. 만년설처럼 쌓여만 가는 아득한 먼지 속에서 태양은 너무 용의주도하고 그림자는 자주 길 밖으로 흘러내린다. 인도에는 수많은 상처가 있다. 바람만 불어도 가시가 돋쳐 구멍 숭숭 뚫리고 나는 다만 그날의 일기를 기록한다. 지구의 표면을 닦는 순례자의 발걸음 덜거덕거리는 신발이 몸 안의 길을 따라 걷는다. 때론, 갠지스 강이든가 어디든가 가닿지 못한 그리움이 솜사탕처럼 부풀어 오를 때 우리라는 존재는 우리가 소망하던 우리가 아니다. 오래된 신발에서 오래된 잉크냄새가 난다. 평생 써 내려가야 할 미완의 경전 어제 걷던 길을 오늘도 걷는다. 인도에는 부처가 있다. 신발장 문을 열 때마다 온 생이 몸을 뒤척인다. ![]() 삽화=변금윤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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