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핫플레이스
[길 路 떠나다]붉은오름자연휴양림
최태경 기자 tkchoi@ihalla.com
입력 : 2014. 10.24. 00:00:00

상잣성숲길을 걷다보면 전망대가 나오는데 이 곳에서는 휴양림과 이웃하고 있는 광활한 제주경주마 육성목장의 풍광을 만날 수 있다. 최태경기자

바깥세상은 바람이 부는데 숲은 조용히 품어주네
잣성은 목장 경계용 돌담
제주 목축문화 상징 유적
숲길은 때묻지 않은 환경
빽빽한 삼나무는 볼거리

붉은오름자연휴양림 안에 있는 상잣성 숲길을 소개한다.

잣성은 조선시대 제주의 중산간 지역 목초지에 만들어진 목장 경계용 돌담을 말한다. 과거 고려시대 원나라가 제주도를 간섭하면서 대규모 목마가 시작됐고, 조선시대 들어서 제주가 최대의 말 공급지로 부상하며 말의 사육을 위한 추가적인 장소가 필요해졌다. 결국 한라산 자락의 공간을 활용해 목장이 추가로 만들어졌고 이러한 곳을 중심으로 쌓여진 돌담이 잣성이다.

잣성은 조선시대 제주도 중산간 지역에 국영 목장이 설치됐음을 입증하는 역사적인 유물인 동시에 제주도 전통 목축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물이이서 그 가치가 높다. 제주에만 유일하게 남아있는 역사 유물이기도 하다.

잣성은 위치에 따라 상, 중, 하로 나뉘는데, 고저에 따라 중산간의 하잣성(해발 150~250m), 중잣성(해발 350~400m), 상잣성(450~600m)으로 구분된다고 한다. 하잣성은 말들이 농경지에 들어가 농작물을 해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상잣성은 말들이 한라산 삼림지역으로 들어갔다가 얼어 죽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중잣성은 하잣성과 상잣성 사이에 돌담을 쌓아 만든 것을 의미한다.

남조로변에 있는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에서는 다양한 숲길을 만날 수 있는데, 이 중 상잣성 숲길은 해송림을 시작으로 삼나무림이 조성돼 있고 상잣성과 제주 조랑말, 노루가 뛰노는 것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상잣성 숲길은 총 거리가 3.2km 정도로 걸어서 한 시간이 소요되는 비교적 짦은 코스의 숲길이다. 특히 길 바닥은 야자수매트로 잘 포장돼 있고 전 구간이 평지로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걸을 수 있다.

최근 바람이 강하게 부는 상잣성 숲길을 찾았다. 자연휴양림 매표소를 통과한 뒤 조금 걷자 길 양쪽으로 붉은오름 등반로 입구와 상잣성 숲길 입구가 보인다.

마치 새로운 세상으로 통하는 입구 같았다. 쌀쌀한 가을바람과 감기기운 탓에 두께가 있는 자켓을 입고 숲길을 걷기 시작했다. 바깥세상과 달리 숲속은 바람이 거의 없다. 마치 숲이 나를 품어주는 듯한 느낌이다. 흙길도 좋지만, 운동화를 신고 있는 나로선 야자수매트가 걷기에 제격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망대가 나왔다. 전망대 바로 아래 잣성이 이어져 있었다. 바로 이웃하고 있는 제주 경주마육성목장과의 경계선. 앞에서 설명했듯 말들이 삼림지역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경계 역할을 하고 있었다. 바로 상잣성이다.

전망대에 오르자 드넓게 펼쳐진 목장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말 몇마리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었는데, 목장이 광활해 스마트폰 카메라에 모두 담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빽빽하게 들어찬 삼나무 사이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발길을 옮기자 생태연못과 한창 공사중인 목재문화체험장이 나왔다. 절반 정도 걸었을까. 상잣성 숲길은 숙박시설인 숲속의 집과 야외 공연장을 통과해 해맞이 숲길 입구와 붉은오름 등반로 입구로 이어지는 코스로 연결돼 있었다.

상잣성 숲길에서는 단풍나무, 산딸나무, 윤노리나무, 합다리나무, 참식나무 등 다양한 식생을 만날 수 있는데, 생태연못을 기점으로 양분된 코스의 후반부에서 만나는 대형 팽나무는 자연이 주는 신비로운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곳곳에서 만나는 잣성을 뒤로하고 붉은오름 등반로 입구를 지날 때쯤, 갑자기 노루 한마리가 내 앞을 쏜살같이 지나 오름 쪽으로 훌쩍훌쩍 뛰어 달아났다.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뭔가 때묻지 않은 제주 숲길의 청정함을 맛본 것 같았다.

상잣성 숲길은 마치 새로운 세상으로 통하는 입구 같기만 하다.

삼나무 데크길을 지나자 처음 붉은오름 등반로 입구와 상잣성 숲길로 나뉘어진 입구가 나왔다. 평지이면서 누구나가 즐길 수 있는 코스이기에 중간중간 쉬면서 자연을 느끼며 걸어도 한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듯하다.

코스가 너무 짧다고 생각되면 중간에서 만난 해맞이 숲길이나 붉은오름을 등반해 내려와도 좋을 것 같다.

한편 붉은오름 자연휴양림은 일반 개인 1000원, 청소년·군인 6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또 1000~3000원 사이의 주차료도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문의 760-3481~3.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