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사설
[사설]시험대 오른 元 도정의 투자유치정책
입력 : 2014. 08.06. 00:00:00
한달여 전 베이징청년보는 '제주도가 중국 자본투자에 변검(變瞼)하나?'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변검'은 얼굴에 쓴 가면을 순간적으로 바꾸는 중국의 전통 공연을 말한다.

이 신문은 "원희룡 신임 지사가 투기성 중국 자본에는 반대하며 제주도 전체가 차이나타운이 되는 것을 우려해 중국 기업의 투자에 중지 또는 재검토 통보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주한 중국대사관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후 투자와 관련한 제주도 행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보도가 중국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중국 국영 라디오방송 인터넷판인 광보왕은 "원 지사는 대부분의 중국 투자가 투기(投機)자본이라는 이상한 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중국 언론의 '제주투자 경계령(警戒令)'은 제주도가 건축설계 변경 허가(5월 28일)를 내준 '제주드림타워'의 건축허가를 전면 재검토하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원희룡 지사는 "이미 내려진 행정조치를 뒤집는 것이 아니라 허가 과정에서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겠다는 것"이라 해명하고 있다. 대규모 개발투자사업은 후손만대(後孫萬代)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사항으로 투자자와 도민들이 '윈-윈'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 원칙과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 지사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드림타워 사업의 경우 교통 정체와 경관 파괴, 초고층 빌딩의 안전문제 등이 거론되는데다 초대형 카지노 운영계획을 담고 있다. 보완을 요구한 '신화역사공원' 사업 역시 복합리조트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상은 카지노 운영에 더 큰 비중이 실려 있다는 게 논란으로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유치 사업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면 국제적 신뢰(信賴)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중국 기업인들은 "투자유치 정책이 계속 바뀐다면 더 이상 제주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기업이 제주에서 성공한 사례가 있어야 투자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원희룡 지사가 이러한 점을 잘 헤아려 보다 내실(內實) 있는 투자유치정책을 펴길 기대한다.
이 기사는 한라일보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ihalla.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webmaster@ihal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