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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빠지다
[제주愛 빠지다]수중비경 알리는 김진수 제주해마다이빙 대표
"서귀포 바다에 반해 보금자리 옮겼죠"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입력 : 2013. 11.22. 00:00:00

▲서귀포 바다에 반해 제주에 둥지를 튼 김진수 대표는 서귀포 사람보다 더 서귀포를 사랑하는 사람이 됐다. 강경민기자

1년 365일 제주바다속 촬영에 빠져
13년째 수중생태계 보전·홍보 앞장

서귀포 앞바다는 아름답다. 서귀포 70리 바다는 열대해역에서 북상승하는 쿠로시오해류의 지류인 쓰시마난류가 관통하고 있어 열대 및 아열대성의 수많은 종류의 열대어와 다양한 산호들이 살아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산호 군락지도 있다. 한국과 제주특산종인 연산호는 육상의 맨드라미꽃과 비슷해 맨드라미산호로 불린다. 형형색색의 색깔과 화려한 자태로 바다의 꽃이라고도 한다.

연산호 중 개체수가 가장 많은 분홍바다맨드라미, 붉은 색을 띤 큰수지맨드라미, 가지수지맨드라미, 현란한 색깔의 밤수지맨드라미, 큰 기둥을 세우고 가지를 뻗은 수지맨드라미 등을 서귀포 바다속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대전이 고향인 김진수 제주해마다이빙 대표는 서귀포 바다의 수중 비경을 알리고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000년 서귀포 바다에 반해 제2의 고향으로 터를 잡았다. 서귀포에 정착한 지 12년이 지나고 있다. 이제는 서귀포 사람보다 더 서귀포를 사랑하는 사람이 됐다.

"제주에 오기전에도 서귀포바다가 너무 좋아 1년에 한번씩 내려와 한달 이상 살면서 제주바다를 촬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수중비경에 매료돼 아예 짐을 싸고 제주로 내려 왔습니다."

김 대표는 어린이들에게 세계에서 가장 으뜸인 서귀포 바다속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지난 2004년 초등학생으로 구성된 서귀포스쿠버다이빙 청소년단을 발족시켜 무료 스쿠버다이빙 교습을 실시하기도 했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 서귀포 앞바다의 비경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체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당시 교육을 받은 어린이들이 성장해서 이젠 산호와 해조류가 펼쳐진 서귀포 수중비경을 알리고 있다"고 김 대표는 말한다.

1년 365일 바다속 촬영에 빠져 살고 있는 김 대표는 갈수록 변하고 있는 제주바다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안타까운 심정을 갖고 있다.

지난해 8월 제주지역을 강타한 제15호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수심 30~40미터에 있던 산호들이 사라지는 일이 있었다. 기후변화로 해수온도가 상승하면서 산호가 부착해야 할 암반에 분홍멍게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김 대표는 "기후변화로 인한 바다생태계 변화는 막을 수 없지만 연안오염과 개발로 인한 피해는 방지해야 합니다. 수중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안겨주는 해안의 매립, 항만과 방파제 증설, 오폐수 유입 등은 미래를 의식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오염된 바다는 사람의 능력으로 치유시킬 방법이 거의 없으므로 원인을 제공하지 않는 예방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강물처럼 항상 일정하게 흐르는 해류는 수중생물의 서식조건인 따듯하고 깨끗한 물과 풍부한 플랑크톤을 날라다준다. 회유하던 생물들은 수온과 수질이 알맞고 먹이가 풍부하고, 조류소통이 원활한 곳에 정착해 살지만 이러한 조건이 맞지 않으면 죽거나 다시 떠나버린다.

김 대표는 이런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해류의 일부가 돼 돌 하나와 모래 한줌에도 생명의 흔적이 있는 수중생태계의 보고인 서귀포바다를 알리고 보존하기 위해 오늘도 바다를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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