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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빠지다
[제주愛 빠지다]펜션 운영 박진수·최연자 부부
"제주서 즐기는 제2의 신혼에 행복"
문기혁 기자 ghmoon@ihalla.com
입력 : 2013. 09.13. 00:00:00

▲제주에서 펜션을 운영하고 있는 박진수·최연자 부부는 제주의 생활이 매일매일 새롭고 즐겁다고 말했다. 강희만기자

여행하다 살고 싶은 곳 제주에 정착
"파이 등 만들어 판매… 매일 새로워"

쭉 뻗은 해안도로를 따라 이어진 푸른빛의 애월바다를 마주하고 있는 펜션 한 채, 문을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가자 중년의 부부가 향긋한 커피향과 함께 환한 미소로 오는 이를 반긴다. '신혼집'에 들어선 듯 행복한 기운에 나도 모르게 기분이 상쾌해진다.

제주시 애월읍 신엄리 해안도로에 위치한 펜션 '준타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박진수(57)·최연자(55) 부부는 제주에 정착해 '제2의 신혼'을 보내고 있다. 여행을 좋아하는 부부에게 제주는 오래 전부터 언젠가 꼭 한번 살아보고 싶은 곳이었다. "여행을 좋아해서 이곳 저곳 많이 다녔는데 어디를 가도 제주도만큼 아름다운 곳이 없어요. 오래 전부터 제주도에 가자고 입버릇처럼 얘기하곤 했죠." 부부가 입을 모아 얘기했다.

그렇게 제주에 빠져든 부부가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펜션 운영을 하게 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여행의 즐거움'을 느끼면서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일로 펜션 운영 만한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1층에서 남편이 구운 파이와 아내가 직접 내리는 커피를 판매하고, 매일 새로운 손님을 맞으면서 웃음을 나누고, 저녁에는 정원에서 석양이 지는 노을빛 바다를 함께 바라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일로 두 사람의 제주생활이 채워진다.

두 사람의 행복한 기운 때문인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표정에도 웃음이 가득하다. 남편 박씨가 한달 여 전 '제주국제관악제' 참가를 위해 제주를 방문했던 외국 연주자 10여 명이 펜션에 묵고간 이야기를 해줬다.

"우연이었어요. 연주자들을 실은 버스가 우리 집이 예쁘다며 들어와서는 묵을 방이 있냐고 물었죠. 마침 제가 외국인들과 대화도 가능하고 연주자들도 마음에 들어해 이곳에 묵게 됐죠. 이들이 우리집에 묵는 동안은 아침마다 1층에서 악기 연주 연습을 하는 이들로 인해 작은 공연이 펼쳐졌죠.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어요. 트롬본 연주자 스캇 하트만은 평생 살고 싶다며 좋아했어요. 미국의 체스트넛브라스컴퍼니 단장은 이곳을 떠나면서 고맙다며 목걸이 선물도 주고, 나중에 돌아가서는 '페이스북'에 사진과 글도 올리고, 즐거웠다는 메일도 따로 보냈어요."

이처럼 행복해 하는 투숙객들을 보면 부부의 마음도 저절로 행복해진다고 한다. 투숙객들이 투숙 다음 날 아침 "잘 잤어요, 잘 먹었어요, 또 올게요"라며 인사할 때는 부부가 제일 행복해지는 순간이다. 1시간 가량 인터뷰를 하는 내내 부부는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제주에서 '두 번째 신혼생활'을 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제주에서의 생활은 매일 매일이 새롭고 즐거워요. 남편이 만든 파이와 제가 만든 커피를 사람들이 맛있다면서 먹고, 처음 보는 여행객과 아침이면 '잘 잤냐'고 서로 인사하고. 참 신기한 하루 하루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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