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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책 시급한 마을어장 생태계 변화
입력 : 2013. 04.26. 00:00:00
제주자치도 해양수산연구원(원장 이생기)이 마을어장 모니터링과 관련 2012년도 조사결과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모두 9600만원이 투입된 이번 조사는 도내 8개 마을어장(종달·신촌·고내·귀덕2리·금능·사계·서귀·위미2리)에 대한 계절별 조사를 통해 각 어장별 수산동식물의 구조와 분포변화를 모니터링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에 주안점을 뒀다.

그 결과 '바다 사막화'와 어족(魚族)자원 고갈 등 마을어장 생태계 변화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력의 바로미터가 되는 해조류의 절반 이상이 비(非) 먹이원이었으며 제주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었다. 또 갯녹음(백화) 현상의 주원인인 무절석회조류도 전 연안으로 확장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종별 분포양상도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우선 연산호 군락(群落)의 경우 제주전역으로 확산 중이다. 거품돌산호와 녹색열말미잘, 분홍멍게 등 아열대성 부착생물들의 대량 번식으로 인해 마을어장도 잠식당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출현종의 40%에 이를 정도로 아열대성 어종이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무절석회조류(無節石灰藻類)가 제주북동부를 제외한 도내 전 연안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탄산칼슘이 주성분인 무절석회조류는 수산생물에게는 먹이가치가 별로 없다. 때문에 갯녹음이 생기면 해조류를 먹는 어패류도 사라져 버려 어장 황폐화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은 올해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 15억원을 들여 생태계(生態系) 변화를 계속 추적키로 했다. 마을어장에 대한 효과적인 진단과 관리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어장 조성을 위한 기초자료와 어장별 적정 관리모델을 제시할 방침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조사에만 매달릴 것인가. 조사는 하되 실천 가능한 대책부터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가령 갯녹음의 주된 원인은 이상기온에 따른 수온상승과 육지의 오염(汚染)물질 유입 등으로 알려져 있다. 이상기온이야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오염물질 차단은 행정과 주민들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가능하다. 지금부터라도 조사와 실천 가능한 일을 병행해 추진하는 대책 마련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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