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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에서는 노후화된 건물을 철거하고 그 땅에 새로운 건물을 짓는 신축 위주의 방식으로 도시를 성장시켰다. 지난 시대와는 달리 이제는 도시 공간의 이미지 제고와 경제적 가치 재창출을 위해 노후건축물에 대한 재생의 일환으로 리모델링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행정당국의 정책적 노력과 신축 위주의 건축방식에 대한 일반인의 의식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건축물 리모델링 관련 보고서를 통해 2015년도 전체 국내 건축시장에서 리모델링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5%로 예상하고, 2020년에는 8.9∼9.5%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미국 약 35%,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평균 약 45% 등 해외 선진국의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지속적으로 리모델링 비중이 증가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와 함께 연구원은 향후 건축 관련 제도 등의 변화로 아파트 리모델링이 활성화될 경우 전체 리모델링 시장은 전망치를 크게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18년 이후 본격적으로 발효되는 '기후변화협약'에 대비해 정부에서는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개선을 위해 신축 건물은 물론 기존 건물까지도 에너지 절약형 건물로 전환할 것을 건축시장에 적극적으로 요구할 것이다. 이와 함께 사용자들의 라이프 스타일 및 사이클의 변화에 따른 기존 건축물에 대한 사용자의 다양한 요구가 발생함에 따라 사업비용이 신축에 비해 평균적으로 40~60% 이상 적게 소요되는 리모델링사업 분야의 비중이 점차 커질 것이다. 노후화된 건물을 모두 재생 보존하기 위해 리모델링을 시행하는 것은 불필요하고 불가능한 일이다. 건축적 가치 상승과 재생 가능한 건물을 선별해 리모델링을 시행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를 위해 시민들의 생활공간인 노후된 주거단지의 리모델링을 통해 역사성·장소성의 비물질적 가치를 담고 있는 제주의 지문이 되살아 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노후된 공공건축물 중 지역밀착형 커뮤니티 관련시설인 주민센터, 복지회관 등과 공공업무 관련시설인 우체국, 파출소, 보건소 등의 리모델링을 우선적으로 시행해 생활환경의 건축품격이 향상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도코모모(DOCOMOMO)'는 산업화·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노후화된 건축물의 철거와 해체에 대한 반성으로 발족한 국제적인 조직으로, 20세기 건축역사상 중요한 조류였던 근대건축운동에 속하는 건축과 도시를 대상으로 건물과 자료의 보존을 제창하며 활동하고 있다. 이는 건물이 노후된다는 것은 단순히 낡아서 쓸모가 없어졌다는 의미가 아니다. 건물이 살아온 시간만큼 지니고 있는 그 내면의 가치를 찾고 보존해야 하는 대상이며 재생 가능한 건물은 시의 적절한 리모델링을 통해 성능개선과 도시품격의 새로운 가치 창출에 일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노후화되고 방치된 집과 창고 등 관심을 갖고 눈여겨봐야할 대상들이 산재해 있다. 이러한 사소한 건물도 제주의 역사와 지문을 담고 있는 우리의 자산이다. 행정당국뿐만이 아니라 이러한 건축환경 속에서 생활하는 우리들도 도시품격 향상을 위해 건축 환경에 대한 개선 노력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박정근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저작권자 © 한라일보 (http://www.ihalla.com) 무단전재 및 수집·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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