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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의 재미있는 과학이야기
[변종철의 재미있는 과학이야기(35)]일상에서 불소 화합물과 고어텍스
입력 : 2013. 03.01. 00:00:00
지난 해 구미시 불산 누출사고에 이어 세계 일류 기업이라는 삼성전자 화성 공장에서도 불산 사고가 발생(01월 27일)했다. 이번에도 화학물질 사고에 대한 위기관리 의식이 전무했다.

화성 공장에서 불산을 포함한 화학물질의 연간 사용량이 17만t이라고 하니 두려운 생각이 든다.

우리는 이런 유독물질 안전사고와 함께 북한 핵무기 실험과 원전사고 관련 방사성 물질에 대처 방안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있을까?

불소 화합물인 불화나트륨(NaF) 등은 강력한 방부력을 지니고 있어 일상생활에서 너무 사소한 제품으로 인식할 수 있는 공업용 풀에도 첨가된다. 불소 화합물은 반도체산업에서의 CVD chamber(chemical vapor deposition, 화학적 증기 증착실), 회로판(wafer) 등 전자산업에서 필요한 각종 세정제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한다.

테프론(teflon)은 탄소에 불소가 결합되어 있는 고분자물질이다. 불소를 함유한 이 물질은 일반 주방용기에서부터 기계·자동차·반도체·우주항공산업 부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

프라이팬이나 음식 조리기구에 테프론을 입힌 제품은 주부들에게 인기가 많은 제품이다. 이것을 사용해 본 사람들은 경험했겠지만 음식을 조리할 때 가열해도 음식이 조리기구에 붙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테프론으로 만든 제품은 화학적으로 안정해서 뷰렛의 꼭지부분, 테프론 테이프, 저온 상태의 반응장치, 저장용기의 마개 등으로 실험실에서 널리 애용되고 있다. 테프론이 '화학적으로 안정하다'는 것은 '테프론이 화학물질과 반응하여 다른 물질로 쉽게 변환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많은 장점들을 지니고 있어 다방면에 이용되고 있는 고어텍스(Gore-tex)도 불소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고어텍스는 섬유를 만들 때 사용하는 고분자에 불소화합물, 테프론을 복합·제조한 것으로 수많은 작은 구멍을 함유하고 있다.

고어텍스의 방수와 땀 배출 기능은 바로 매우 작은 구멍들의 크기와 숫자에 있다. 고어텍스에는 ㎠당 약 14억개 정도의 구멍이 내재되어 있는 기능성 소재다. 구멍의 크기는 보통 물 한 방울 크기의 1/2만 정도로 매우 작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어텍스는 빗물은 외부에서 내부로 침투하지 못하고, 안쪽에서의 땀이나 증기는 밖으로 방출하는 새로운 소재다. 그래서 야외에서 군인들이 착용하는 많은 군복이 고어텍스로 제조되었다. 또 이 소재는 성형 및 심장 수술 등에서 사용하는 2500만 개 이상의 이식물을 위한 물질로도 사용되고 있다.

모든 화합물은 인간을 비롯한 동·식물에 관해 긍·부정적 측면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화합물의 이용은 친환경적이면서 인간의 건강관리 등에 배치되지 않아야 한다. 물론 앞으로 강산·강염기 등 유독 화학물질 제조·사용·저장 시설 등에 대한 설치기준도 구체화하고, 시설별 운영 방법에 관한 규정 강화, 유독물질 취급 전문인력 확보·배치 등은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는 첩경이다. <제주대학교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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